[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올여름 기대작인 크리스토퍼 놀런(52)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가 광복절(8월15일) 개봉을 확정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공교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영화가 다루는 실존 인물과 개봉일 간 묘한 연관성 때문이다.
유니버설픽처스는 지난 7일 오펜하이머의 3분 분량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오는 8월 15일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오펜하이머는 '원자 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놀런 감독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킬리언 머피(46)가 타이틀 롤 오펜하이머를 맡았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추진한 원자 폭탄 개발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이때 개발된 원폭은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연속으로 투하되면서 일제의 패망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도, 넓게는 김구가 이끌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치열하게 사투를 벌였던 독립 투사들의 노력과 함께 대한민국의 광복도 빨라지게 됐다.
네티즌들은 일제 패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하필' 광복절에 개봉하는 게 우연치고는 공교롭다는 반응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광복절 공휴일 개봉과 함께 오펜하이머가 개발한 원폭으로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우리 나라 상황을 동시에 노린 것 아니냐"고 했다.
물론 일각에선 단순히 "미 원폭때문에 대한민국이 독립했다"면서 독립 투사들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논리의 비약이고, 역사적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 빈곤한 역사 인식이다.
이미 원폭 투하가 있기 2년전인 1943년11월20일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 영국의 처칠 수상, 중국의 장개석 총통이 회담을 갖고, 이때 이미 일본의 패망을 가정한 영토 처리 문제와 한국 문제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다.
특히 이 카이로 선언에서 세 강대국 정상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처음으로 결의했다. 1919년 3.1운동을 포함해 당시 국내외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던 독립 투사들의 수많은 노력과 의지가 전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결코 얻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한편 오펜하이머의 북미 개봉일은 7월 21일로, 한국보다 약 4주가 빠르다. 그동안 국내 극장가에 걸린 놀런 감독의 연출작이 대부분 북미 시장과 같은 날 또는 하루 일찍 공개된 점을 고려하면 4주나 늦춰진 건 이례적이라는 해석이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초호화 캐스팅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맷 데이먼이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레슬리 그로브 주니어 장군 역을 맡았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미국원자력위원회 창립 위원 루이스 스트라우스로 출연했다.
이 밖에도 에밀리 블런트, 플로런스 퓨, 조시 하트넷, 케네스 브래너, 데인 드한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오펜하이머는 제78회 광복절인 오는 8월 15일 전국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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