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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2R]⑲ 망값 정산 두고 충돌…감정 방식에 이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제 전용회선 요금과 인터넷 전용회선 요금으로 망 이용대가를 산정할 수 있다.”(SK브로드밴드) vs.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피어링 연결 방식이고 이는 무정산이 원칙이기 때문에 산정할 수 없다.”(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를 놓고 소송 중인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이번엔 망 이용대가 감정 방식을 두고 또 한 번 충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29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서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부당이득 반환 소송 제8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번 변론에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을 무상 이용하면서 취한 부당이득이 얼마인지 구체적인 정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망 이용대가 감정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감정 대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대상의 시장가치나 이용대가를 비교해 대가를 산정하는 ‘거래사례비교법’을 통해 망 이용대가를 계산하자고 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 사례를 들었다.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가 기업 이용자에 제공하는 국제 전용회선 요금과 CP에 제공하는 인터넷 전용회선 요금을 통해 망 이용대가를 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정 주체로는 객관성·공정성이 담보됐다고 간주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삼도회계법인 등 3개 기관을 제시했다.

반면 넷플릭스 측은 이를 유사 거래 사례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피어링’을 하는 것이고, 국내 CP는 SK브로드밴드로부터 ‘트랜짓’을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가 지급 관계가 달라진다는 게 넷플릭스의 주장이다.

트랜짓(Transit·중계접속)은 하위계위 사업자가 상위계위 사업자에 트래픽을 보내면 상위계위가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에게 트래픽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피어링(Peering·동등접속)은 접속 당사자끼리 트래픽을 전달할 뿐 제3자에는 전달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피어링은 무상이 원칙이며,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자사와 피어링 방식으로 망을 연결해 국제망과 국내망에서 트랜짓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 측에 오는 4월19일까지 SK브로드밴드 측이 제출한 감정 방식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SK브로드밴드 또한 넷플릭스의 의견에 대한 추가 의견을 5월 8일까지 제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다음 변론에서는 망 이용대가 감정 문제가 재판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SK브로드밴드가 다른 망 이용대가 거래 사례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변론에서 광케이블 임차료를 거래 사례로 들었는데, 넷플릭스는 임차료는 무관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CP는 SK브로드밴드와 피어링이 아닌 트랜짓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들과는 다르다는 넷플릭스의 주장도 변수다. 국내 CP도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통신사에 전용회선, 즉 피어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음 변론기일은 5월15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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