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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파운드리 매각설 일축…12인치 투자 가능할까 [소부장반차장]

- 대규모 자금·첨단 기술력 확보 관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파운드리 매각은 말도 안 된다.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다.”

29일 DB하이텍의 경기 부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최창식 부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DB하이텍은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브랜드 사업부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신설법인 ‘DB팹리스(가칭)’이 오는 5월2일 출범한다.

과거 사업 부진을 겪던 DB하이텍은 코로나19 국면 들어 반등에 성공하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던 8인치(200mm) 반도체 시장이 살아난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등이 DB하이텍을 인수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관련 내용에 대해 DB하이텍은 “최대주주인 DB에 확인한 결과 매각을 추진 중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DB하이텍이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와 설계(팹리스) 사업부 분사를 예고하면서 재차 매각설이 등장했다. 반도체 업황이 꺾인 상황에서 8인치 반도체에 대한 한계가 지적되면서다.

이날 최 부회장은 “DB 그룹이 구조 조정한 게 13년 전이다. 이후 파운드리 사업은 그룹 중추로 자리잡았다.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DB하이텍은 12인치(300mm) 반도체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최 부회장은 “또 다른 도약을 위해 12인치 투자를 검토한다”며 “12인치 반도체 2만장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기 위해서는 2조500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타이트하게 하게 잡은 게 이 정도”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이다.

그동안 8인치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업계에서는 DB하이텍 계획에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중장기 비전을 위해 전환해야 한다’와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나뉜다.

최 부회장이 언급한 대로 12인치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조단위 투자가 불가피하다. 자금은 물론 관련 기술력까지 확보해야 한다.

양승주 DB하이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8800억원 규모 유보현금을 갖고 있는데 12인치 반도체와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투자하기에는 많이 모자라다”고 이야기했다. 최 부회장은 “(12인치 반도체 관련) 검토 중으로 구체화할 단계는 아니다. 당장 로드맵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최 부회장은 DB하이텍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반도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게 된다. 회사는 조기석·황규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각각 파운드리, 브랜드 사업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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