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운드리 4조원·팹리스 2조원 등 기업가치 6조원 목표
- 이달 말 정기주총 앞두고 물적분할 배경 재차 언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와 설계(팹리스) 사업 분할을 추진 중인 DB하이텍이 청사진을 공개했다. 분할 후 성장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차원이다.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도 예고했다.
23일 DB하이텍은 “파운드리는 고수익 전력반도체 중심 ‘순수 파운드리’로 거듭나고 브랜드 사업 분할 후 신설되는 자회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칩 분야에 집중해 각각 전문화된 경쟁력으로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DB하이텍은 반도체 설계 부문을 담당해온 브랜드 사업부 분할을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DB팹리스(가칭)’라는 신설법인을 설립할 방침이다.
우선 파운드리 부문은 분할 이후 ‘특화 파운드리’ 고도화에 나선다. 전력반도체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고전압 제품과 특화 센서 라인업을 확충해 자동차와 산업 등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두 분야 국책과제에 참여해 선진기술 확보하는 중이다. 최근 SiC 관련 투자도 단행하면서 6인치 위주인 SiC의 8인치 시장 진출도 준비하는 분위기다.
DB하이텍은 분할 이후 브랜드 사업 병행 시 이해 상충 문제로 접근이 어려웠던 고객이나 순수 파운드리 선호 업체로 영업력을 확대할 심산이다.
생산능력(캐파) 증대 효과도 있다. 기존 브랜드 사업에서 사용하던 월 1만5000장 라인을 다른 고객에 내어줄 수 있다. 이는 3000억원 투자가 필요한 물량이다. 매출로는 연간 1000억원 이상 증가가 기대된다. DB팹리스의 경우 사업이 안정화하면 외부 파운드리와 협력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파운드리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조단위 신규 설비 투자도 검토 중이다. 금액을 고려하면 기존 8인치(200mm)에서 12인치(300mm) 파운드리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인치 라인에서는 첨단 반도체 등을 양산한다. 8인치는 상대적으로 구식 기술인 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공정 전환을 진행한 바 있다.
DB팹리스는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스마트폰용 OLED 제품을 확대하면서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핵심 공급처로 자리매김하며 TV, 자동차 등으로 응용처를 확장할 계획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는 초고속·저전력 등 제품 특성을 강화해 중화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니LED TV 시장에 진입하고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등 포트폴리오를 대해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DB하이텍은 파운드리와 브랜드 사업 기업가치를 각각 4조원, 2조원으로 끌어올려 총 6조원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DB하이텍은 재차 물적분할 배경을 언급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두 부문의 동반 성장을 위해 물적분할이 불가피하다”면서 “고객사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파운드리와 브랜드 사업 구조를 봤을 때 독립 운영이 장기적인 성장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DB팹리스 독자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모기업 지원이 필수적이므로 자회사 체제를 유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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