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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3결산]① ‘넥스트 5G’를 찾는 통신사들…혁신기술 각축전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지난 2월27일부터 3월2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IT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3’에서는 5G 상용화 5년차를 맞은 전세계 통신사들의 ‘넥스트(Next)’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

영국 보다폰, 프랑스 오렌지, 스페인 텔레포니카, 미국 T모바일 등 유럽·미국 통신사들은 5G 기술 그 자체보다는 5G를 통한 활용사례(Use Case) 모색에 골몰했다. 확장현실(XR)과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을 여는 개인용(B2C) 5G 외에도 디지털 트윈 기반의 로봇 제어 기술 등 산업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기업용(B2B) 5G 등이 전시됐다.

보다폰과 일본 NTT도코모는 ‘오픈랜(OpenRAN·개방형무선접속망)’에 주목했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제조사가 만든 통신장비를 상호 연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오픈랜이 가지는 의미는 장비 종속성에서 벗어날 수 있단 점이다. 그래서 미국은 세계 통신장비 1위 사업자인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장비사들을 견제할 목적으로 오픈랜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유럽과 한국, 일본이 동참하는 추세다.

실제로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사들의 전시관에서 오픈랜은 찾아볼 수 없는 테마였다. 화웨이는 오픈랜 대신 5.5G를 내세웠다. 화웨이는 MWC에서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속도를 내는 5.5G 서비스를 2025년부터 상용화하고 2027년 글로벌 표준화를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웨이가 이번 MWC23에서 홀1에 마련한 900㎡ 크기 전시관은 MWC 최대 규모로, 5.5G와 관련된 신기술을 대대적으로 전시했다.

SK텔레콤과 KT 등 한국 통신사들의 전시관은 볼거리가 더욱 풍성했다. SK텔레콤은 핵심 전시장인 제3홀에 전시관을 마련했는데, 개막 나흘간 5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메인 테마는 ‘AI’였다. 초거대 AI 모델인 ‘에이닷(A.)’을 비롯해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 사피온, 로봇·보안·미디어·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된 비전 AI 등이 소개됐다.

AI 외에도 특히 SKT와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한 세계적인 UAM 기체 선도기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사이즈의 UAM 모형 기체와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결합한 체험 공간은 2시간이 넘는 대기시간에도 불구하고 긴 줄을 서서라도 보겠다는 방문자들로 북적였다.

SK텔레콤 전시관을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은 “통신회사인 SK텔레콤이 AI컴퍼니로 전환하기 위해 그동안 키워온 기술들을 융합해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AI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UAM 모형 기체를 직접 체험한 뒤 맞은 편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아 삼성과 AI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 대표는 앞서 AI 동맹인 ‘K-AI 얼라이언스’를 구축, 팬텀AI·사피온·스윗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과 협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KT는 ‘디지코(DIGICO) KT’를 전면에 앞세웠다. 자체 초거대 AI ‘믿음’을 비롯해 AI의 핵심 전략인 ‘AI 풀스택(Full Stack)’을 함께 구축하는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제작 기술과 모레의 AI 인프라 솔루션을 전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운송경로를 제공하는 ‘리스포(LIS’FO)’를 포함한 3대 디지털물류 플랫폼도 공개했다.

가상현실을 주제로 한 메타버스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B2C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는 올 3월 초면 베타 서비스가 출시된다. 이 밖에 이기종 로봇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플랫폼인 ‘로봇 메이커스’와 냉·온장 상태로 배송이 가능한 ‘배송로봇’, 전시관 현장을 자동으로 돌아다니며 방역하는 ‘방역로봇’을 만나볼 수 있었다.

KT 전시관을 찾은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코 KT를 계속 응원해주시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앞서 구 대표는 23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에서 사퇴했다. 구 대표는 28일 공식 행보로는 마지막으로 MWC 기조연설 연사로 나서 싱가포르 1위 통신사 싱텔과 협업하는 AI 기반 디지털물류 솔루션의 글로벌 진출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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