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빅3’로 꼽히는 마이크론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23’에 참가해 관람객들에 부스를 개방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비공개 부스를 꾸리고 SK하이닉스가 등장조차 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이번 행사에서 마이크론은 로우파워(LP)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 낸드플래시 스토리지 등 모바일 메모리와 자사 제품이 탑재된 스마트폰들을 전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샤오미, 오포, 비보, 아너 등 최신 스마트폰을 배치한 부분이다. 이들 모두 중국 고객이다.
현재 미국은 중국에 ‘반도체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 기술이 들어간 칩, 장비 등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대만,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에도 비슷한 조치를 요구했다. 핵심은 첨단 기술력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각) 현장에서 만난 마이크론 관계자는 “중국에 메모리 수출하는데 제한은 없다”고 밝혔다. 모바일 메모리가 서버용 메모리 대비 스펙이 떨어지는 만큼 중국 업체와의 거래에 차질을 빚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웨이와 협력은 봉쇄된 상태다. 화웨이는 미국이 가장 먼저 직접적인 제재를 가한 곳이다. 그는 “아무래도 화웨이로 메모리를 납품하는 건 제약이 있다. 나머지 고객과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된 스마트폰 기업 중 아너는 화웨이 자회사였으나 미국 제재 후폭풍을 피하고자 2020년 말 분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으로부터 메모리 조달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메모리 공장 정상 가동이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미국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국은 두 회사에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를 제공한 바 있다. 올해 4분기면 현지 생산라인에 첨단 장비 등을 투입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낸드 40%, SK하이닉스는 낸드 20% 및 D램 40% 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해당 조항을 적용하면 중국 제조 물량은 구식 제품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수십조를 투자한 공장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