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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KT와 LG유플러스에 할당했던 5G 28㎓(기가헤르츠)대역 주파수를 회수했습니다. 회수된 주파수 대역은 신규 사업자에 공급할 예정인데요. 신호제어용 주파수(앵커주파수)를 시장 선호도가 높은 대역으로 공급하거나, 주파수 이용단위(전국·지역 등)를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할당방식을 검토하는 등 신규사업자의 시장 진입 유인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주목된 것은 ‘앵커주파수’인데요. 일각에선 앵커주파수 공급을 두고 정부가 제4이통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앵커주파수가 뭐길래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일까요.
먼저, 앵커주파수는 배의 닻(Anchor) 역할을 하는 주파수를 의미합니다. 차이점이라면 닻은 배의 방향을, 앵커주파수는 신호를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데이터 또는 음성 서비스가 이용자에 끊김없이 원활히 제공되도록 말이죠. 즉, 앵커주파수는 주파수의 용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어느 대역이든 앵커주파수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기지국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에도 끊김없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핸드오버(Handover)’ 기능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과거에는 걷다보면 이따금 전화가 끊기는 일이 발생했었죠. 다만 오늘날은 다른 여러 기지국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특정 기지국 신호의 경계선을 넘더라도 유연하게 다른 기지국으로 갈아타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때 기지국간 신호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앵커주파수’인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앵커주파수는 비단 5G 뿐만 아니라,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요구돼 왔습니다. 통신3사는 새로운 주파수를 할당받는 경우 이미 보유한 주파수를 앵커주파수로 활용해왔죠. 다만 신규사업자의 경우 앵커주파수로 활용할 수 있는 여분의 주파수가 없다보니, 정부가 28㎓ 대역의 주파수와 함께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신규사업자에 어느 대역을 앵커주파수로 할당할지 주목됩니다. 현재 5G 특화망(이음5G) 사업자에겐 4.7㎓ 대역을 앵커주파수로 할당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앞서, 시장 선호도가 높은 대역을 할당한다고 밝힌 만큼 업계에선 신규사업자에 6㎓ 이하의 서브식스대역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관건은 정부가 이 앵커주파수를 이동통신 서비스에도 활용가능하도록 개방할지 여부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이동통신 서비스에 앵커주파수를 활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앵커주파수는 주파수의 용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신규사업자는 앵커주파수용으로 지급된 주파수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도 개방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진행된 현장브리핑에서 정부는 ‘앵커주파수를 이동통신 서비스로 활용 가능하도록 개방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새로운 사업자에 5G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하려면) 앵커 주파수 공급이 필수적이다. 주파수 뿐 아니라 다른 지원 부분들과 함께 1월 중 묶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개방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이는 정부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할만큼 충분한 폭의 주파수를 신규사업자에 공급할지도 변수지만, ‘제4이통사 설’이 제기되기엔 충분해보입니다.
다만 통신업계는 앵커주파수가 신규사업자에 그다지 매력적인 카드가 될 것이라 보고 있지 않습니다. 28㎓ 대역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감수할 만큼, 앵커주파수의 가치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를 대신할 신규사업자는 B2C 서비스 개발을 위한 5G 28㎓ 인프라 처리라는 과제를 떠안게 되기 때문입니다.
통신업계는 28㎓ 대역을 B2C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서비스와 단말이 먼저 받쳐줘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과기정통부가 28㎓ 대역에 대한 투자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 미국과 일본의 경우, 28㎓ 기지국을 각각 경기장과 대리점을 중심으로 설치할 것으로 업계로부터 전해집니다.
2개국의 28㎓ 대역을 활용한 B2C 서비스를 살펴보면 먼저, 미국의 경우 경기장에서 가상게임·경기에 대한 멀티뷰(Multi-View) 등의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당시 시부야 거리에 28㎓ 기지국을 집중 구축한 가운데 통신사의 측정 결과 기지국으로부터 100m 거리에 위치한 건물은 입구에서부터 연결이 끊기는 등 서비스 품질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정부가 신규 사업자에 제공하는 혜택과는 별개로, 기존 통신3사에 부과했던 것과 유사한 수준의 할당요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업계에선 앵커주파수 공급을 두고 "대가를 받지 않는다면 차별"이라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에 대한 할당 계획은 추가 검토를 거쳐 내년 1월 중 발표할 예정입니다. 과연 정부가 기존 사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하면서도 신규사업자를 유인할만한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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