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쏘카와 그린카 점유율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사 지분을 모두 소유한 롯데렌탈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롯데렌탈이 올해 초 쏘카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면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양사를 활용해 시장 내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쏘카는 올해 2분기 첫 흑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3분기 흑자 폭을 확대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2022년 3분기 쏘카 매출액은 1170억4056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16억3289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661.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4억1676만원으로 지난해 영업순손실 36억7008만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그린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성장했으나 쏘카 절반 수준이다. 성장 폭도 뒤쳐졌다. 올해 3분기 그린카 매출액은 567억779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8% 증가했다. 순이익은 19억26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다만, 그린카는 영업이익을 밝히지 않았다. “그린카는 전년 대비 사용자, 사용 시간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양사 이용자 점유율은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사업 초기 쏘카 회원수는 51만여명으로 그린카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쏘카가 앞서나가기 시작해 2019년 쏘카 580만명, 그린카 330만명으로 벌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쏘카 750만명 그린카 390만명까지 격차가 커졌다.
올해 이용자 점유율은 더욱 벌어졌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쏘카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69만1438명인데 반해 그린카 MAU는 28만959명으로 절반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카셰어링 플랫폼 관계자는 “쏘카가 카셰어링 시장 전체를 견인한 덕분에 그린카나 피플카와 같은 동종 사업자도 덩달아 매출 상승 덕을 보게 된 것”이라면서도 “쏘카=카셰어링이라는 공식이 굳어지면서 점유율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성과 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롯데렌탈 다음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렌탈은 올해 초 쏘카에 1800억원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쏘카 지분 11.8%를 소유한 3대 주주가 됐다. 자회사 그린카 지분은 84.7% 소유 중이다. 롯데렌탈은 당시 투자를 진행하면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롯데렌탈 지분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냈다. 일각에서는 롯데렌탈이 장기적으로 쏘카 경영권까지 인수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롯데렌탈이 쏘카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사실상 국내 카셰어링 시장점유율을 모두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롯데렌탈이 렌터카와 카셰어링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더군다나, 그린카가 쏘카를 추격하기 어려운 현 시장 상황에서 우군으로 확보한 쏘카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롯데렌탈이 카셰어링 시장 독점 리스크 및 자금 조성 어려움으로 인해 쉽사리 쏘카를 인수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대신, 쏘카 지분을 발판 삼아 향후 그린카와 쏘카 간 다양한 형태 협업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확장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비전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롯데렌탈은 어떤 형태로든 카셰어링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라며 “(쏘카·그린카) 각사가 가진 장점을 두고 다음 전략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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