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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U+ 28㎓ 할당 전격 취소…통신2사+신규사업자 체제로(종합)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권하영 강소현 기자] 이번엔 단호했다. 정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5G 28㎓ 주파수 취소를 결정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주파수 이용기간을 단축시켰다. SK텔레콤 역시 내년 5월까지 장치를 다 구축하지 못하면 주파수 할당이 취소된다. 통신3사 모두 28㎓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처지다.

더욱이 정부는 할당 취소된 주파수 두 개 가운데 하나를 통신사가 아닌 신규사업자에 할당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곧 기존 통신사들 가운데 한 곳은 28㎓ 주파수를 쓰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28㎓ 대역에 관해서는 ‘통신3사’가 아닌 ‘통신2사+신규사업자’ 체제로 가게 되는 것이다. 정부도 28㎓ 정책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 과기정통부, KT·LGU+ 28㎓ 주파수 할당 취소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이하 과기정통부)는 2018년 5G 주파수 할당 시 부과한 할당 조건에 대한 이행점검 절차를 완료, 그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 결과, 3.5㎓ 대역의 경우 모든 사업자가 할당 조건을 이행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28㎓ 대역은 SK텔레콤의 경우 이용 기간 단축, KT와 LG유플러스는 할당 취소 처분이 통지됐다.

지난 2018년 과기정통부의 5G 주파수 할당 공고에 따르면, 통신3사는 28㎓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3년차까지 각각 1만5000개씩 4만5000개의 장치를 의무구축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받았다. 지난해 연말까지 이의 10%에 해당하는 4500개 장치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또는 평가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일 경우 주파수 할당이 취소된다. 평가결과 점수가 70점 미만일 때는 시정명령 또는 전체 이용기간의 10% 단축이 이뤄진다.

통신3사는 작년까지 의무수량의 10%를 간신히 넘겨 구축하긴 했지만, 심사위원회로부터 낮은 평가결과 점수를 받았다. SK텔레콤은 30.5점, LG유플러스는 28.9점, KT는 27.3점을 각각 획득했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할당 취소가 되었고, SK텔레콤은 이용기간 5년의 10% 단축과 함께 재할당 신청 전인 내년 5월31일까지 당초 할당조건인 1만5000 장치를 구축하지 못할 시 할당이 취소되는 상황에 놓였다.

◆ 전례 없는 일…정부 “사업자 투자 부실, 법과 원칙 따라”

통신사가 할당받은 주파수를 정부가 전격 취소한 것은 과거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번 처분을 내렸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자들은 애당초 28㎓에 대한 투자 유인이 없다는 점을 토로해왔던 만큼 해석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은 애당초 28㎓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투자에 대해 난색을 보여왔다. 하지만 정부는 정책적 문제이기보다 사업자들의 투자 부실이었다고 말한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날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주파수 할당 당시부터 28㎓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을 다 고려했다”면서 “점차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또 미국과 일본 등 활용사례가 있는데다 앞으로 28㎓를 하겠다는 국가가 33개국이나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투자가) 어렵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할당 취소 주파수 2개 중 1개는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이 취소된 2개의 주파수 대역은 각기 다르게 활용된다. 12월 청문절차를 거쳐 2개 사업자가 최종적으로 할당취소되면, 과기정통부는 취소 주파수 대역 중 1개 대역에 대해서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잔여 1개 대역은 일정기간 경과 후 경쟁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할당 취소된 2개 사업자 중 1개 사업자에게는 추후 28㎓ 주파수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

이 말인즉 기존 통신사들 가운데 한 곳은 28㎓ 주파수를 쓰지 못한다는 의미다. 28㎓ 대역에 관해서는 ‘통신3사’가 아닌 ‘통신2사+신규사업자’ 체제로 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신규 사업자 진입의 경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파수 이용단위(전국·지역 등)를 사업자가 선택할 수도 있는 새로운 할당방식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받은 KT “송구” LGU+ “유감”

이날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받은 KT와 LG유플러스는 정부의 결정에 “송구스럽다”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5G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기지국 구축에서 28㎓ 전파 특성 등 현실적 한계로 할당 조건 이행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할당 취소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우려하며, 정부와 향후 지속 협의해나가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통신3사는 현재 28㎓를 활용한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에 공동 투자 중이다. SK텔레콤은 2·8호선, KT는 5·6호선, LG유플러스는 5·7호선에 28㎓ 주파수 초고속 와이파이를 구축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처분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가 운영 중인 5·6·7호선 초고속 와이파이 서비스는 중단될 전망이다.

이용 기간 단축 조치를 받은 SK텔레콤도 “이번 정부 조치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라며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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