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퀄컴은 확장현실(XR) 플랫폼 ‘스냅드래곤XR’과 스냅드래곤XR2’를 2019년과 2020년 연이어 선보이면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XR 개발자 생태계 ‘스냅드래곤 스페이스’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콘텐츠와 전용 기기 부족으로 예상만큼 시장이 크지 못했다. 이에 퀄컴은 관련 분야를 세분화해서 다루기로 했다. 연례 행사인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2’에서는 XR보다는 증강현실(AR)에 무게를 뒀다. 게임, 운동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6일(현지시각) 휴고 스와트 퀄컴 부사장 겸 XR부문 본부장<사진>은 미국 마우이 그랜드와일레아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XR은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AR 등 모든 것을 아우르며 앞서 공개한 XR 플랫폼도 마찬가지”라며 “AR 플랫폼은 스마트폰이나 PC, 호스트 하나에만 연결돼 사용해서 다른 것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전용 플랫폼을 새로 개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퀄컴은 ‘스냅드래곤AR2 1세대’를 공개했다. 4나노미터(nm) 공정 기반으로 고성능 AR 글라스를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지적재산(IP)와 결합한 멀티칩 아키텍처를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AR 프로세서 ▲AR 보조 프로세서 ▲커넥티비티 등으로 구성된다.
처음 나온 플랫폼인데 제품명이 AR 또는 AR1이 아니라 AR2였다. 이에 스와트 부사장은 “앞으로 티어 구분을 해야 한다고 보고 유연하게 설정했다. 동일 제품군 신규 모델은 2세대, 3세대로 가고 가령 아래 등급 플랫폼을 출시한다면 AR1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R 분야에 ‘킬러 콘텐츠’가 있느냐는 여전히 의문이다. 스와트 부사장은 “AR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단 하나의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피트니스와 웰빙이 주요 카테고리다. 가상 트레이너가 아바타 형태로 운동을 함께 하는가 하면 웰빙에서는 명상이 있다. 퀄컴이 투자한 트립(Tripp)은 스마트 시계까지 연동해 심장박동수와 AR 기술을 통한 명상 세션을 제공한다”고 답했다.
스와트 부사장은 AR 성장 조건으로 디스플레이, 프로세서, 연결성, 생태계 등을 꼽았다. 디스플레이는 실리콘 기반 마이크로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등장한 상태다. 프로세서는 퀄컴이 만들어나가고 있다.
연결성의 경우 통신사 등과 협력하고 있다. 스와트 부사장은 “소비자 시장과 맞닿아 있는 통신업체나 인터넷 서비스 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 협업 중”이라고 밝혔다.
생태계는 스냅드래곤 스페이스가 핵심이다. 출시 1년 만에 포켓몬고 제작사 나이언틱이 합류하는 등 성과가 있다. 퀄컴 솔루션을 채택한 기기가 60종 이상 출시되기도 했다. 스와트 부사장은 “한국 개발자들도 같이 개발하길 기대한다. 소수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냅드래곤AR2 1세대의 칩 간 통신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스와트 부사장은 “AR 글라스 구조상 중앙과 양 측면에 배치되며 유선으로 연결된다”며 “무선으로 통신하려면 더 많은 부품이 요구되며 전력 소모량도 커진다. 어디까지 감수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