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냅드래곤8 2세대, TSMC '4나노' 공정 적용 - 퀄컴, 삼성전자·글로벌파운드리 등 '멀티 파운드리' 정책 의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퀄컴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은 대만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외 다른 제품에서 퀄컴과 협력 기회를 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각) 퀄컴은 ‘스냅드래곤8 2세대’를 공개했다. 4나노미터(nm) 공정 기반이다. TSMC ‘4N’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8 1세대’ 제조를 담당했다. 하지만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이슈가 발생했다. 이에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부터 TSMC와 거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거래 조건이 좋으나 공정 기술이나 일정 등에서 TSMC에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여파는 이번 신제품까지 이어졌다.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3’ 시리즈에서 전작 대비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삼성 파운드리로서는 더욱 뼈아픈 결과다.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퀄컴은 모바일 AP 외에 오토모티브, 통신,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 반도체를 만든다. 매출처 다변화 차원에서 신규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는 추세다. 제품군과 물량이 늘어나면 특정 파운드리 협력사만 둘 수 없다. 특히 TSMC의 경우 애플이라는 최대 고객이 있기 때문에 퀄컴은 최우선순위가 아니다.
이날 돈 맥과이어 퀄컴 수석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미국 마우이 그랜드와일레아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 파운드리로 가기에는 회사 규모가 크다. 멀티 파운드리 전략은 공급 측면은 물론 가격 경쟁력, 확장 부분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퀄컴은 TSMC와 삼성전자 외에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향후 인텔 파운드리와도 손잡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첨단 공정 기술력을 갖춘 곳이 퀄컴과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4nm 이후 3nm, 2nm 등에서는 TSMC가 아닌 다른 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시점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발 앞선다. 이미 3nm 공정을 상용화한데다 업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를 도입하기도 했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은 면을 4개로 늘린 구조다. 3면이 닿는 지느러미 모양의 기존 핀펫(FinFET) 대비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맥과이어 CMO는 “(3nm 또는 2nm는) 준비가 되면 넘어가겠다. 삼성 파운드리와 관계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 향후 기술 성숙도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여러 파운드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