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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승진후 첫 '인사'… 불황속 안정이냐 혁신이냐

-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 유지 무게
- 컨트롤타워 인원 배치는 변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 승진 이후 첫 인사를 앞두고 있다. 2023년은 사실상 '이재용 체제' 원년이다.

어느 때보다 2023년 인사 및 조직개편 예측이 쉽지않은 상황이지만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혁신보다는 안정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온다.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차원의 조직체는 없으나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어떤 식으로든 컨트롤타워 기능과 역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이번 그룹 인사에 이러한 기조가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은 매년 12월 초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해왔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유사한 시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대로라면 대거 교체? =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2022년 3분기 매출액 76조7800억원, 영업이익 10조8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3.79% 늘고 31.39% 줄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3년 만이다.

이번 실적은 주력인 반도체와 가전 등이 동반 부진한 여파가 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기업과 개인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악재가 커진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는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4번 연속 밟으며 긴축 정책을 펼쳐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 중국 갈등 심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점도 악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업황이 좋아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징조가 감지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7.7% 올라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향후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 시장 상황과 일련의 과정을 비춰볼 때,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 ‘투톱 체제’ 유지가 점쳐진다.

대표이사가 바뀐 지 1년이 채 안 된 데다 대외적 경영 환경이 부정적이어서 이번 성적표로 이들을 평가하기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이 나쁘지 않은 부분도 플러스 요인이다.

같은 맥락에서 사장단도 대대적인 개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임한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후임자에 관심이 쏠린다. 대신 부사장급부터는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안정적인 조직 쇄신을 도모하는 차원이다. 지난해 인사부터 부사장과 전무를 통합 운영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젊은 부사장이 유임하거나 새로 부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2의 미전실 탄생하나? =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그룹 내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다. 과거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미전실) 중심으로 주요 경영 사안을 결정해오다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등 이슈에 휘말리면서 해체됐다.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와 협업 체계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면서 이 회장 체제에서 새로운 총괄 조직이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 컨트롤타워 인원 배치 관련해서는 미전실 출신 인사가 거론된다. 우선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을 역임 중인 정현호 부회장을 비롯해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수목 삼성전자 법무실장, 김명수 삼성물산 사장 등 행보도 주목받는다.

아울러 미전실 내 핵심으로 꼽힌 전략 1팀 출신들 거취도 관전 포인트다. 최정준 지원팀장, 이병준·최광보 사업지원TF 담당인원, 최승범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팀장 등이 대상이다.

이들을 비롯한 기존 삼성전자 및 계열사 주요 인물이 컨트롤타워로 이동 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인사가 작지 않은 규모로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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