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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기후 피해’ 금액 18조원 넘어…산업계 ‘직격타’

- EU·中 최악의 가뭄 피해에…공장 가동 중단 및 2차 피해 이어져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13일 영국 보험중개사 에이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후 피해 금액은 132억달러(약 18조202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상반기 피해 금액의 4.7배에 달한다.

하반기 역시 가뭄과 홍수가 이어졌다. EU에 따르면 올 6~8월 유럽 평균 기온은 전년동기대비 0.4도 높았다. 기온 상승에 더해 가뭄도 지속됐다. 지난 8월에는 유럽 대륙 중 64%가 가뭄 영향권에 들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이와 관련해 “500년 내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기후 위기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중국은 지난 8월 평균 기온은 1961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인 22.4도를 기록했다. 반면 강수량은 82.4밀리미터(㎜)로 평년에 비해 23% 적었다.

글로벌 공장이 밀집해 있는 유럽과 중국은 가뭄 여파로 공장 용수와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국내 산업계 종사자는 “산업군 중에서도 용수와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철강·해운·조선·시멘트와 반도체·배터리 공장 등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력난 심화에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는 공장 가동 중단을 명령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쓰촨성과 충칭시, 저장성, 장쑤성 등에 위치한 배터리 업체 CATL와 일본 도요타자동차, 대만 폭스콘, 미국 인텔 공장이 멈췄다. 국내 기업 중 현대차 역시 공장 조업을 최소로 운영해야 했다.

공장 중단과 같은 직접적 피해뿐만 아니라 소비 축소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해동 계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기후 위기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분야는 농업 부문이고, 농업이 무너지면 곧바로 산업 부문에도 영향이 찾아온다. 예컨대 가뭄으로 흉작이 찾아오면 곧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물가가 오르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드는 식으로 연쇄적인 피해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피해 중 운송 위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288킬로미터(㎞)에 달해 서유럽 내륙 수상 운송의 80%를 담당하는 독일 라인강은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8월 독일연방수문학연구소(BfG)에 따르면 라인강의 수위는 40센티미터(㎝) 미만이다. 이는 운송사들이 화물 운반선을 운항하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라인강 화물 운반 비용은 5배 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같은 달 양쯔강의 수위는 지난 수위 관측을 시작한 1865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 내 물동량 중 약 15%는 양쯔강을 통과한다. 수위 하락이 계속될 경우 물류비 상승뿐만 아니라 중국 내 물류 이동 시스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주로 수상 운송을 활용하는 독일과 같은 국가는 가뭄으로 물류에 큰 피해를 입었다”라며 “앞으로도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는 산업계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기후 위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점은 ‘적응 정책’이다. 홍 교수는 “적응 정책이란 상습 침수 지역에는 방수벽을 설치하거나 주거 및 건물 설립을 막는 등 기후 위기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현재까지 한국은 상대적으로 공업용 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가시적인 피해가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발 빠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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