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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파업사태 장기화… 뒷짐진 ‘하이트진로’에도 비판 목소리

- 1차 물류 계약사 수영물류, 하이트진로가 100% 지분 보유한 자회사
- “일반적인 계단식 물류 하청 구조와 달라, 하이트진로 책임감 있게 사태해결 나서야” 공공운수 노조

지난 3월 시작된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노조가 하이트진로 본사까지 점거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사측은 이에 고발로 맞대응하는 등 좀처럼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주무 부처도 아직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하이트진로가 노조와의 협상 및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하이트진로의 물류 파업 사태가 통상적인 물류 파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그렇다.

참고로, 지난 6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본부 파업 등이 발생하며 기업의 물류 차질이 전국적, 전 기업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총파업에 기업들은 기존 물류사와 계약한 건과 관련해, 계약 상대자의 하청 물류기업에 대해 선을 긋는 것으로 직접적인 협상을 피해왔다.

예를 들면, 현재 국내에선 A라는 기업이 B라는 물류기업과 계약을 맺고, 이에 다시 B사가 C 물류기업에 하청을 주는 다단계 하청구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A사는 물류 노조 파업에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구조다.

◆수양물류 노사,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 물류업계 사태 장기화 우려 고조

반면 현재 하이트진로가 계약한 1차 물류회사인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이다.

지난 3월 하이트진로의 핵심 물류회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기사 60여 명과 수양물류 하청업체인 명미인터내셔널 소속 기사 70여 명 등 총 130여 명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후 파업에 돌입했다. 하이트진로 자회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기사들은 유가 폭등에 따른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기사들은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료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휴일 근무 운송료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에 수양물류 사측은 운송료 5% 인상과 공장별 복지기금 1억 2000만 원을 제시했고, 공병 운임료 등은 ‘공장별 협의체’를 통해 개선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파업 5개월이 지나도록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운수 노조는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의 100% 경영권을 갖고 있으므로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제로 2013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양물류 대표이사를 맡았던 수양물류의 김 모 이사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과 인척 3촌 관계이다. 또 현재 수양물류 대표를 맡고 있는 정모 대표는 하이트진로 상무를 겸하고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들이 화물연대 합의에도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2008년 이후 15년간 운송료가 인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하이트진로는 2008년 유가하락을 이유로 운임을 8.8% 삭감한 뒤 2013년(1.2%)·2016년(3%)·2019년(3.5%) 인상해 15년간 인상률은 –1.1%를 기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량 할부금과 물가‧기름값 인상분을 고려하면 실질임금은 ‘마이너스’라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관련업계는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경기 불황이 맞물려 주류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하이트진로가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물류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난 16일부터 하이트진로 본사 1층과 옥상을 점거한 가운데 경찰이 화물연대 조합원들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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