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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데이] 2008.07.11. 애플 앱스토어 열린 날

디데이(D-Day). 사전적 의미는 중요한 작전이나 변화가 예정된 날입니다. 군사 공격 개시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촉발하는 날. 바로 디데이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나름 의미 있는 변화의 화두를 던졌던 역사적 디데이를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 ICT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던졌고, 그리고 그 여파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 애플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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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전세계 대표 앱마켓 중 하나인 애플 앱스토어가 아이폰 1세대 출시 1년 후 2008년 7월11일(한국 시각) 세상에 나왔다.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뿐 아니라 전세계 이용자 일상까지 완전히 변화시켜버린 혁신의 시작이다.

그동안 모바일 앱은 통신사 요청에 따라 제조사가 이를 휴대폰에 탑재시키는 구조였다. 통신사가 절대적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던 시장이었으나, 단말 제조사인 애플이 앱마켓 플랫폼을 개방시키면서 누구나 스스로 앱을 개발해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앱스토어 이전에도 앱마켓은 있었으나 비싼 가격에 불편한 설치 경험으로 개발자와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애플은 개인 개발자 기준으로 1년에 99달러만 지불하면, 심사를 거쳐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앱 개발도구도 공개했다.

당시에는 놀랄 만한 7대 3(애플) 수익구조 정책도 내놓았다. 애플은 30% 수수료만 받고 앱 유통‧결제 과정을 지원‧관리하고, 개발자는 70%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소식에 수많은 앱들이 앱스토어를 찾았다.

단 500개 앱으로 시작했던 앱스토어는 출시 4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두 달이 지난 후 1억 다운로드라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앱스토어에서는 3000개 이상 앱이 있었다. 이중 90% 이상이 10달러 이하로, 600개 이상 앱이 무료 제공됐다.

당시 스머그머그(SmugMug) 공동창립자 크리스 맥에스킬은 “앱스토어 계정 등록으로 번 수익은 다른 모든 계정에서 얻는 수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 300% 이상 수익을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앱스토어 성공신화 경험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1년 후인 2009년 다운로드 수 20억‧8만5000개 앱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써냈다. 더이상 개발자들은 통신사 눈치를 보지 않고도 자유롭게 앱마켓에 본인이 제작한 앱을 올려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양한 앱들이 등장하면서 사용자도 몰렸다. 애플 아이폰이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을 점령하게 된 진짜 이유다. 애플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구글도 오늘날 구글플레이로 불리는 안드로이드 마켓을 내놓게 됐으니, 모바일 생태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시작을 앱스토어가 이뤄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통신사가 앱 생태계 주도권을 다시 찾기 위해 단독 혹은 여러 통신사가 뭉쳐 앱마켓을 내놓기도 했다. 대부분 실패했다.

현재 이용자는 길안내, 음악 스트리밍,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커머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모바일을 통해 충족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통신사로부터 모바일 앱 시장 주도권을 빼앗은 애플 또한 독과점 문제는 피할 수 없었다. 이제는 애플이 모바일 앱 유통시장을 장악한 곳 중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포트나이트’ 게임을 개발한 미국 에픽게임즈는 애플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에 반발하고, 소송까지 제기했다. 애플 앱스토어 30% 수수료가 과도하며 자체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규정에 어긋난다며 앱마켓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앱스토어 수수료 논란은 본격화됐다. 시대가 변하면서,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시각도 달라진 것이다. 과거엔 통신사로부터 모바일 앱 유통 주도권을 빼앗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시장을 열었던 애플, 이제는 앱마켓을 독점하는 ‘갑질’의 대명사가 됐다. 지금은 앱 개발사들이 애플과 구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한편, 한국은 전세계 최초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제정해 애플을 포함한 앱마켓이 특정한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애플은 국내법을 지키겠다며 앱스토어 내 모든 한국 앱에 대해 제3자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제3자 결제에 최대 26%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해 사실상 개발자가 인앱결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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