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초 발간할 예정인 [2022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으로, 편집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상황은 항상 변한다. 우리는 유연하게 대응할 뿐”
-‘1인봇’ 적용 확장, RPA 보안 및 관제 체계 대폭 강화
영화 ‘최종병기 활’의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은 ‘바람’처럼 항상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시도때도없이 변화하는 정책 관련 규제, 업무 관행의 변화, 기술과 고객 행태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직면해야하는 ‘변화’의 폭은 넓고 깊다.
이러한 모든 변화를 하나의 정형화된 RPA로, ‘초자동화’(Hyper Automation)를 구현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
물론 ‘초자동화’는 어느 특정 시점에서 보면 마치 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미 그 순간이 지나면 또 다시 괴리가 생기기 때문에 ‘자동화’와 ‘현실’ 사이의 갭은 영원히 존재한다. 그 갭을 메우는 것은 사람 또는 또 다른 시스템적인 보완이다.
따라서 그러한 초자동화에 대한 본질적인 속성을 인정하고, 금융회사들이 RPA기반의 초자동화 구현에 나선다면 프로세스 혁신(PI)의 방향성을 잡는데 혼선을 줄이고, 또한 추진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업내 조직간의 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다.
BNK금융그룹 계열의 BNK캐피탈이 설정해 놓고 있는 ‘RPA 기반의 초자동화’ 혁신에 대한 관념이 이렇다. BNK캐피탈은 D-IT본부장인 정호 전무(사진)의 총괄 지휘로 지난 2019년 봄, 처음 RPA기반의 프로세스 혁신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다.
정 전무는 처음부터 RPA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설정하지 않았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BNK캐피털의 프로제스 혁신 과정에서 RPA는 단지 하나의 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금도 BNK캐피탈은 내부적으로 ‘RPA 프로젝트’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프로세스 개선’ 사업이라고 칭한다.
회사내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하고, 또 이 과정에서 완벽한 자동화가 안되는 업무는 사람이 개입해서 대응하는 방식으로 직원의 업무량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업무 성격별로 100% 자동화된 업무가 있고, 여전히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개입해야하는 업무도 있는데 BNK캐피탈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가장 중시한다.
실제로 이같은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대한 관점은 한번도 변하지 않았고 그렇게 3년여가 흘렀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다름아닌 회사 차원의 ‘RPA 거버넌스의 확실한 확립’이란 컨센서스를 직원들이 공유하게 됐다.
BNK캐피탈에서는 필요에 따라 자동화로 업무 프로세스를 전환하는 것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기존 RPA로 전환했던 업무중에서 RPA 방식을 해제하고 다시 원위치시킨 업무도 있다.
BNK캐피탈의 정호 전무는 지난 5월27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RPA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업무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과감하게 RPA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동화에만 맹목적으로 집착할 경우, 넓게 보면 오히려 회사의 프로세스 혁신에 비효율과 왜곡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초자동화’로 많은 업무가 전환되고 또 기술적 진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과정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돌출 문제들과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BNK캐피탈도 이런 문제들에 있어서는 타 금융회사들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특히 가장 까다로운 부분에 대해 정 전무는 “업무의 초자동화 전환 과정에서 기존의 엄격한 금융보안 규정을 동시에 충족시켜야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물론 이 또한 초자동화로 업무 프로세스가 진화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BNK캐피탈은 업무 자동화가점차 확산되다보니 직원들이 업무 본연의 지식과 이해도가 자동화 이전보다 대체로 떨어진다는 것도 RPA고도화에 따른 부작용의 하나로 꼽았다. 이에 따라 BNK캐피탈은 “업무 담당자가 자동화 전환과 관계없이 먼저 본연의 업무 로직을 정확하고 철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를 보완하기위한교육 등 다양한 방안들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BNK금융그룹 인사에서 정 전무는 BNK저축은행의 D-IT본부장까지 겸임하게 됐다. 이에따라 BNK저축은행에 대한 RPA사업 추진도 현재로선 예상해볼 수 있다. 이에대해 정 전무는 “저축은행에 대한 업무 프로세스를 충분히 파악한 후에 업무자동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고려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BNK캐피탈은 올 상반기, RPA솔루션을 국산 솔루션인 시메이션의 ‘체크메이트’(Chek-mate)로 교체했다. 최근 개인 봇에 대한 업무 적용이 확장되면서 보안과 직원 개인의 업무 효율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위한 ‘통합 관제’(CoE)의 필요성이 크게 높아졌고. 이처럼 변화된 상황에 맞는 RPA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때문이다.
국내 정서상, 금융회사가 기존 사용하던 RPA시스템을 교체하는 것은 사실 손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BNK캐피탈은 앞서 언급한대로 RPA프로젝트를 RPA시스템의 관점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혁신의 관점에서 해석하기 때문에 결정에 망설임이 없었다. “회사는 새로운 상황에 그에 맞는 툴을 선택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BNK캐피털은 기존 RPA시스템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행하는데 불과 45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호 전무는 이에대해 “이는 처음부터 RPA솔루션이 아닌 우리가 자체적으로 프로세스 혁신을 주도했기 때문에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RPA솔루션이 프로세스를 지배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스템 이행을 위한 SI(시스템통합) 작업은 BNK금융그룹의 RPA사업에 대한 수행 경험이 풍부한 이진씨앤에스가 맡았다. 이진씨앤에스는 부산에 본사를 둔 IT서비스전문 기업으로, BNK캐피탈의 RPA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실사구시(實事求是), BNK캐피털은 RPA시스템에 기반한 업무 자동화의 영역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업무 자동화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업무프로세스 혁신의 관점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최적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처음에 고민했던 공통 업무에 대한 자동화에서 시작해 현재의 1인 1봇시대에 맞는 개인화봇에 이를 때까지, 그리고 이제는 챗봇서비스 등 대고객 채널시스템과 RPA를 연계하는 업무 혁신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BNK캐피탈은 현재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캐피탈업무 채널을 크게 확장함으로써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채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BNK캐피탈이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보다 카카오 등 보다 대중성이 높은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BNK캐피탈은 앞으로 이처럼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는 고객의 요구를 RPA를 통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자동화 전략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BNK캐피탈, 어떻게 RPA 적용해왔나
BNK캐피탈은 2019년4월부터 3개월간 1차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주 52시간 근무 준수 이슈가 매우 중요한 이슈였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RPA를 통한 업무혁신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1차 시범사업에 앞서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점검을통한 단순, 반복성 업무에 대한 RPA를 적용했다. 다만 불필요한 업무에까지 RPA를 무리하게 적용시키지 않았고 생산성 효과업무가 뛰어난 부분부터 파악해, 빠르게 RPA로 전환했다.
이어 BNK캐피털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확대 적용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렌터카 과태료 이의신청 업무’ 등 32개 업무에 RPA를 적용했으며, 특히 RPA 운영 효율화를 위한 맞춤형 모니터링(관제)시스템 구축도 병행했다. 영업 부문에 오토, 렌터카, 소매, 시너지, 리스 등의 업무에 RPA를 도입했으며 관리 부분에선 자금, 여신, 경영지원, 소비자보호 등에 RPA를 확대적용했다.
BNK캐피탈은 타사 구축 사례등을 중심으로 시범업무 대상 업무 발굴을 병행했으며,▲업무혁신 목표 설정 ▲IT시스템과 프로세스 개선전략 수립 ▲업무혁신의 보조수단으로 RPA 역할 정립 등을 진행했다.
BNK캐피탈 RPA 사업의 핵심은 최초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RPA 거버넌스 체계와 통합관리/관제를 기반으로한 사내 RPA포털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확산하면서 CoE 체계를 확립하고, 각 부서간의 역할을 정립해 나갔다. 아울러 개인용 RDA 적용, 모바일봇, 챗봇, 프로세스마이닝 등 다양한 업무자동화 혁신을 전체 거버넌스 체계안에서 단계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