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초 발간할 예정인 [2022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으로, 편집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3~4년간 역동적으로 전개돼왔던 금융권의 'RPA 혁신'은 2022년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업무자동화'가 어려웠던 영역을 이제 해결해야하는 과제, 또한 로봇의 역할과 1인봇의 적용에 따른 직원의 생산성, 거버넌스와 보안 문제, 업무자동화에 따른 조직간의 협업 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2022년판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의 내용을 중심으로, 앞으로 5회에 걸쳐, 2022년 금융권 RPA 현안과 대응전략을 짚어본다.<편집자>
금융권의 ‘초자동화’ (Hyper Automation) 프로세스 구현은 내부 업무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영업점 고객 응대와 채널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는 다양한 내부 업무 자동화와 함께 고객을 응대하는 채널시스템과 맞물리기 시작하면서 2022년에도 금융권 '디지털 전환'(DX) 전략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RPA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존에는 도전이 불가능했던 자동화 영역까지도 하나 둘씩 구현에 성공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AI OCR’을 이용해 난해했던 분야까지 ‘초자동화’구현 전략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AI로 재무장한 RPA가 뭐든지 다 해낼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융권에서 사람의 개입이 전혀없는 ‘완벽한 자동화’의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난 3~4년간의 금융권에서 RPA를 적용해오면서 역설적으로 새로운 가치가 재발견된 것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즉, 사람과 기계(로봇)의 협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 또한 기존 프로세스 혁신 방식을 유연하게 전환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업무자동화의 고도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초자동화’의 목적은 기계 그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산업간의 융합, 너무 복잡하고 빨라진 변화의 속도, 여기에 ‘1대 n’으로 무한하게 확장되고 있는 각종 플랫폼 기반 중심의 서비스에서 인간의 역할은 점차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22년 '금융권 RPA' 어디에 집중하나
그동안 거침없이 순항해왔던 금융권의 RPA도 이제 예상치 못했던 도전 과제들과 마주하고 있다. 도전 과제중에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난제’도 있으며, 또 언뜻보면 간단한 것 같지만 한번 잘못 방향을 잡으면 몇 년 후에 적지않은 시행착오로 되돌아올 민감한 성격을 가진 이슈들도 있다.
결국 2022년의 금융 RPA는 더 이상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극복해야할 프로세스 혁신’과의 싸움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2022년 금융권의 주요 RPA 이슈는 ▲‘영업점 생산력’ 증대를 위한 RPA 적용 자동화범위 확대 ▲'AI OCR'에 기반한 자동화업무의 고도화 ▲1인1봇, RPA→RDA로 진화 ▲CoE -로봇 확대에 따른 통합 관제의 고도화▲직원 PC에서 자동화 대상업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프로세스 마이닝’의 부상 ▲챗봇 등 대고객 채널과의 연계성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기존에 도입했던 RPA시스템이 어느 순간 혁신의 장점보다는 하나 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보면 그것은 퇴보가 아니라 또 다른 진화의 과정에 들어간 것이다. 과감하게 새로운 혁신의 선택이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2년 현재, 국내 금융산업에 있어 ‘RPA’도입 이슈가 이러한 상황이다. 지난 몇 년간 은행권을 중심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제는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 넘어야할 숙제, 추가로 개발이 요구되는 혁신 기술, 보안과 RPA 거버넌스의 문제 등이 알게 모르게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중 하나는 RPA에 대한 금융권의 인식이 너무 경직됐기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가트너는 2021년 발표한 ‘전략 기술 트랜드’에서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는 ‘초자동화’에 대해 다소 냉소적으로 표현했다. 즉, ‘초자동화는 조직내에서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던 자동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들의 관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RPA와 같은 ‘초자동화’ 사업에 있어서, 불필요한 부분까지 ‘자동화’하겠다는 지나친 강박과 또 그로 인한 회사내 조직간의 불필요한 불협화음과 에너지의 낭비를 꿰뚷어 본 것이다. 놀랍게도 이는 현재 RPA를 도입한 국내 금융권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RPA의 진화에 따른 조직간의 불협화음은 국내 금융권이 극복해야할 중차대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과연 이 문제를 간과한채 금융권이 로봇과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를 쉽게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이러한 조직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론도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설정되는 '금융권 RPA' 방향성
'금융권 RPA'는 기존의 단순, 반복적 업무에서 이제는 조금 더 복잡한 업무로, 자본력이 큰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조직내 업무 프로세스에서 이제는 영업점 및 개인업무 지원을 위한 수단으로, RPA는 꾸준하게 변화되고 있다.
또한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의 정착과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기업들의 근무 유연제 ▲금융권의 디지털 속도 경쟁 심화 ▲초자동화에 대한 업무 프로세스의 지속적인 혁신 요구 ▲조직 전체 업무에서 이제 일반 직원의 IT업무 응대 필요성과 ‘1인 1봇’ 시대로의 진화 등 계속 RPA의 역할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RPA의 도전과제는 여기에서 다시 출발하고 있다. 국내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이제 직원들에게 개인업무 처리의 효율화를 위한 개인용 로봇을 오피스처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진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디지털전환 시대’에서 은행 직원 1명의 역할은 과거와는 반드시 다르다. 물론 직원 1명이 은행의 모든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좁은 업무범위에 안주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결국 이를 위해 은행은 직원 스스로가 손쉽게 디지털 업무환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단편적 업무 디지털화가 아닌 회사와 관련한 업무 전체를 연계한 통합적, 복합적 업무자동화를 위한 일종의 RPA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
또한 단순히 개인 로봇을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개인 로봇과 회사의 디지털 업무 자동화 플랫폼과의 연계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개인 로봇 도입에 따른 부작용과 보안사고 등을 고려한 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이것도 RPA를 통해 해결해야한다.
따라서 “회사의 복합적 업무를 연계하고 이를 직원들이 편하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업무자동화를 사내 포털화하는 전략도 기존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추진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전체업무의 디지털화를 위해 전 직원들의 업무처리 단계와 절차의 개선 즉,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자동화 대상업무의 추출과 자동매핑, ▲업무 연계처리, ▲처리결과와 상시 운영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일련의 업무 디지털화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