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온라인동영상(OTT) 시대는 IP 시대다. 사람들을 화면 앞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미디어가 아닌 IP로, 콘텐츠 IP는 무한확장이 가능하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광화문 콘텐츠코리아랩(CKL)에서 개최한 ‘문화 매력 국가 선도 K콘텐츠·OTT 진흥 포럼’에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콘텐츠 IP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콘텐츠 IP는 이야기 IP와 라이선싱 IP를 2개축으로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웹소설·웹툰과 영상의 연계가 확대되면서 콘텐츠 IP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가 253억원을 투자한 ‘오징어게임’은 1조원이 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최근 미국에선 ‘오징어게임’ 기반의 리얼리티쇼 제작을 발표하는 등 IP를 기반으로 참여형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IP는 단순히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대중문화 영역 중심으로 예술, 교육, 관광, 제조업 등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유발한다. 이 교수는 “이제는 콘텐츠IP를 잘 모으고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콘텐츠 활용을 염두에 둔 축적의 전략 고도화와 함께 콘텐츠IP 확장을 위한 협력과 팬덤이 자부심을 갖게 하는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도 “콘텐츠 수출액 1억달러가 유발하는 전체 생산유발액은 5억1000만달러, 2982명의 취업을 유발한다”며 “콘텐츠 수급 경쟁 강화에 따라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IP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현지화, 지역 콘텐츠의 세계화 추세에 따라 한국 콘텐츠도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 IP에 5500억원을 투자했으며 국내 OTT도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송 본부장은 “이같은 변화에 따라 장르별로 구획됐던 산업과 제도 칸막이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콘텐츠 산업 발전 정책 목표와 주안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국내보단 글로벌, 규제보단 진흥, 플랫폼보단 콘텐츠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IP 기획 및 사업화, 마케팅 및 비즈니스 전문 인력 집중 육성과 가치사슬 연계형 지원 체계 구축, 창작사·제작사 IP 권리 확보 및 인센티브 부여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뒤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도 콘텐츠 IP 확보의 중요성과 현실적인 어려움 등에 대한 의견이 공유됐다. 고창남 티빙 사업운영국장은 “2000년대 초반 국내에도 여러 동영상 서비스가 있었지만 유튜브가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서 결국은 유튜브의 정책을 따라가게 됐다”며 “넷플릭스는 2차 저작 등 IP에 대한 모든 권리를 다 사는데, 만약 넷플릭스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경우 콘텐츠 업체들은 넷플릭스의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결국 시장에 플랫폼이 많이 남아있어야 콘텐츠 업체가 공급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고 콘텐츠업체와 OTT가 상생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김요한 왓챠 콘텐츠개발담당 이사는 “IP가 국내에 머물러 있어야 K콘텐츠가 계속 커질 수 있다”며 “현재는 플랫폼 형태인 OTT는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고, 제작사가 IP를 다 소유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국 콘텐츠 제작사와 플랫폼을 동시에 보호 육성하는 통제적 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넷플릭스가 현재는 국내 콘텐츠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ROI)에 따라 다른 국가 콘텐츠에 투자를 늘리면 결국 국내 시장이 줄 수 밖에 없고, 이는 단지 한 회사에 결정에 따라 시장 규모가 결정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K콘텐츠 집중 육성인 만큼, 제작사가 IP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지은 문체부 방송영상광고과장은 “플랫폼과 콘텐츠라는 이분법적 시각을 넘어 IP의 확장을 함께 고민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며 “OTT 등 신성장 사업의 세제혜택지원과 함께 영상콘텐츠 제작비의 일몰 연장과 공제율 상향,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자체등급분류제, IP와 연계한 기획개발사업, 자막 등 콘텐츠 현지화 지원 확대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