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물밑협상…현재 소강상태
-MBK파트너스 아니더라도 국내외 투자자에 ‘매각’ 시그널
-TPG, 올해 투자회수 시기…거시경제 불확실 IPO 불투명
-카카오모빌리티 사회적논란에 카카오 부담 커져
-규제 강화에 미들마일 전략으로 수정하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설 중심에 섰다. 카카오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왜 기업가치 8조원을 넘는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카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보도와 관련해 “카카오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카카오는 관련 사항 확정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카카오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먼저 제안했고, 양사는 경영권 지분 인수 관련 협상을 수개월간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카카오는 MBK파트너스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40% 매각 방안을 논의했으나,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재 잠정 보류된 상태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와의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이번 공시를 통해 카카오는 사실상 대외적으로 국내외 투자자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지분구조는 ▲카카오 58% ▲미국계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 29% ▲칼라일이 6.2% 등이다. 이 중 초기투자자 TPG는 컨소시엄 형태로 5000억원을 2017년 투자하면서, 지난해까지 투자 회수 조건을 제시했다. 지난해 6월 1307억원 투자분을 합하면 총 6307억원에 이른다.
다만, 지난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골목상권 침해 및 독과점 논란이 거세지면서 올해로 계획을 연기했다. 최근 TPG는 700억원 상당의 기존 카카오모빌리티 주식 일부를 매각하기도 했다.
TPG가 완전히 엑시트(자금 회수)를 하려면, 올해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공개(IPO)를 성사시켜야 한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 5개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연내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그런데, 이번엔 거시경제가 도와주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봉쇄조치 등 전세계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IPO를 예고했던 원스토어, SK쉴더스는 상장을 철회했다.
TPG 엑시트만을 위해 제값을 받지 못한 채 올해 무리해 상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글로벌 거시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장을 마냥 지연시킬 수도 없다.
이 같은 고민 속에서 MBK파트너스가 매각 제안을 한 것이다. 기업가치만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IPO보다 매각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카카오 입장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를 떼어내면 사회적 책임 요구에서 다소 부담을 덜 수 있다. 카카오가 매각 협상 때 MBK파트너스의 카카오 브랜드 사용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는 후문이 나오는 연유다.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 독과점 논란에 직면하면서, 지난해 김범수 의장이 사상 최초로 당해 국감 3번 출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사실상 카카오 국감을 방불케 했다. 이에 카카오 새 경영진은 3000억원 상생지원금 계획안을 공개하고, 신뢰 회복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도 500억원 상생기금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택시업계 갈등과 콜 몰아주기 논란 등 기존 모빌리티 산업과의 갈등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한 택시호출 및 대리운전 중개 등 각종 규제가 등장했다. 사업을 확장하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험난하다.
대리운전 사업 확장 후 카카오모빌리티는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이번엔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가 ‘대리운전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를 내렸다. 카카오모빌리티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리운전 관련 서비스 영업이익률은 19.30~24.05%에 달한다. 택시운송 관련 서비스 영업이익률이 9.51~13.50%인것과 비교하면 많게는 두 배까지 차이가 나는 알짜 사업이다. 하지만 동반위 권고로 인해 대리운전시장을 확대해 수익을 키우는 것도 어렵게 됐다.
만약,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되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한 미들마일(중간물류)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기반 물류 생태계 플랫폼 ‘카카오i라스’를 출시하고, 화물업체와 물류센터를 연결하기로 했다.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기존 대형 배송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hy(구 한국야쿠르트)와도 협력한다.
최근엔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운송 주선사업자 전용 솔루션 개발업체 ‘위드원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미들마일 물류 시장은 디지털전환이 되지 않은 기회의 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규제 논란도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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