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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배터리·반도체·유통장비도 있다"…에스에프에이 아산공장 가보니

- 디스플레이 장비 외 신사업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에스에프에이가 종합장비업체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선다. 디스플레이 외 신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이례적으로 공식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8일 에스에프에이는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공장 투어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주요 장비 생산라인을 공개하고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그동안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 장비회사라는 인식이 강했다. 디스플레이 유리원장 제조부터 전공정, 물류시스템 등 양산 과정 전반을 담당했다. 실제로 199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디스플레이 의존도가 압도적이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16년 연간 수주액이 1조원(별도 기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고객사 투자가 감소하면서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 중국으로 시장을 넓혔으나 전방산업 성장 한계, 업황에 따른 매출 변동 등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반도체, 유통 등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비(非)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70%를 넘어서면서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 2020년(44%)대비 27%포인트 오른 수치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기반 종합장비업체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면서 “공장 자동화 핵심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찾은 아산사업장은 대지면적 5만7910제곱미터(㎡)로 에스에프에이의 핵심 생산기지다. ▲디스플레이 ▲배터리 ▲반도체 ▲유통 관련 사무 및 조립장이 6개동을 갖추고 있다. 내부에는 1만1000㎡ 규모 클린룸이 구축돼 있다.

배터리 외관검사기
배터리 외관검사기

가장 눈에 띄는 건 배터리 장비 라인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외관검사기, 컴퓨터단층촬영(CT) 설비 등이 고객사 공장 출하를 앞두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외관검사기는 검출률이 95%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3.3초당 1개 검사 가능해 경쟁사 대비 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GE, 매트릭스 등 기존 업체들은 하나의 셀을 점검하는 수분이 걸린다면 에스에프에이 제품은 분당 생산량(PPA)이 15 이상이다. 이를 통해 일부가 아닌 전수 검사가 가능해졌다. 투입 인력을 줄여 비용 절감에도 기여한다. 지난해에만 500억원 규모 수주에 성공한 비결이다.

CT 설비의 경우 4초당 1개 셀을 검사한다. 외부 불량을 판단하는 외관검사기와 달리 셀 내부를 비파괴 방식으로 검사한다. 회사 관계자는 “3D 인라인 CT 검사기는 파우치 배터리 안쪽에 양극 음극 등이 잘 정렬했는지를 본다. 과거 직접 채취했다면 이제는 해체 작업 없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에스에프에이는 배터리 부문에서 물류시스템, 검사장비 외에 공정 장비로 범위를 넓혔다. 배터리 장비 라인 한구석에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을 쌓는 ‘스태킹 머신’ ▲파우치 배터리 내 가스를 빼내는 ‘디게싱 머신’ ▲ 양극 조립하는 ‘클린칭 머신’ ▲전해액을 진공으로 투입하는 ‘전해액 주입기’ 등이 자리했다. 이들 역시 국내외 고객사와의 거래를 체결한 상태다.

반도체 OHT
반도체 OHT

반도체와 유통 관련 장비 라인도 분주했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자체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한 자동화 솔루션, 예지보전(PdM) 기술 기반으로 반도체 공장과 물류센터를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PdM은 사전에 쌓은 데이터를 통해 문제 발생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사업은 웨이퍼 이송시스템(OHT)가 주력이다. 다이후쿠 등 일본 업체가 주도하던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삼성 계열사 세메스가 일부 공급했다. 에스에프에이는 내재화한 AI 기술 토대로 OHT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외 고객사 후공정 라인에는 납품했고 메인 팹 진입을 도전 중이다.

디스플레이 OHS
디스플레이 OHS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1개 라인에 OHT 1000대가 돌아다니는데 1대만 서도 전체 라인이 타격을 입는다. 최적 경로 설정, 휠 손상 파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체 현상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옆쪽에는 OHT 대비 사이즈가 큰 OHS, 스토커 등이 묵직하게 움직였다. 이들 제품은 디스플레이를 이동시키는 제품이다.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 물류 분야 1위 업체로 다양한 사이즈 패널을 처리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다.

믹스드 팔레타이저
믹스드 팔레타이저
최근 주목을 받는 물류센터용 장비 라인도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동일 팔레트 위에 다양한 크기 제품을 적재하는 단위로 ‘믹스드 팔레타이저’ ▲물건을 집는 ‘로봇 피킹시스템’ ▲컨베이어벨트 물품을 분류하는 ‘크로스 벨트 소터’ 등이 고객사 납품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 중이었다. 국내 대형 물류센터에서 이미 사용하거나 추가 주문한 제품들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이 유통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고객이 추구하는 최적의 물류센터를 실현하기 위한 노하우를 확보한 상태”라면서 “식품, 의류, 제약 등 다양한 사업군 자동창고에 에스에프에이 장비가 적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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