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가 분주해졌다. 생산능력(캐파) 확대가 불가피한 가운데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공장 시설 투자를 단행하는 동시에 대체지 모색에 나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캐파 증대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박명수 담당은 지난달 개최한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컨콜)’에서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데이터센터가 지연된 게 있어 2022년 강한 배후 수요로 작용 중”이라며 “클라우드 호황이던 2018년과 유사한 정도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예정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길어진 탓에 고객사 재고 축적 의지까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높아진 상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 M10(D램 및 이미지센서) M14(D램 및 낸드) M16(D램) ▲충북 청주 M11(낸드) M12(낸드) M15(낸드) ▲중국 우시 C2(D램) C2F(D램) 등 메모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과정에서 확보한 중국 다롄 팹(낸드)이 추가된다.
이중 M16, C2F, M15 등은 꽉 차지 않은 상태다. 각각 2021년 2019년 2018년 준공했다. SK하이닉스는 순차적으로 장비 반입하면서 생산량을 늘려가는 단계다.
당초 계획대로면 다음 팹은 용인 제1공장이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지연, 토지 보상 장기화 등으로 산업단지 조성 자체가 늦어지면서 착공 일정까지 밀렸다. 현시점에서는 2025년 착공 2027년 가동 목표다.
SK하이닉스 사업총괄 노종원 사장은 최근 컨콜에서 “향후 몇 년간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용인을 포함해서 주문 증가에 따른 팹 스페이스를 준비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용인 이외 지역을 고려한다는 의미다.
우선 경기 M14를 개조하기로 했다. M14는 1층 D램 라인, 2층 D램 및 낸드 라인으로 이뤄진다. 이곳 캐파는 웨이퍼 기준 D램 월 15만장, 낸드 월 8만장 내외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M14 내 낸드 라인을 D램용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작년 2분기 컨콜에서 노 사장은 “M14에서 양산하는 일부 낸드를 충북 청주로 이전하는 방법, 노후화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M10을 활용하는 방안 등 백업 플랜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밝힌 대로 M10도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설 교체와 생산 효율화 작업만으로도 캐파를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곳이다.
이제 시선은 청주로 옮겨진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주요 설비를 우시 사업장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빈자리를 SK실트론이 일부 채웠으나 남은 공간이 더 많다.
최근에는 청주 신공장 ‘M17(가칭)’ 증설에 대한 소식도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안팎으로 투자 관련 이야기가 지속되고 있다. 노 사장 발언대로 새 스페이스를 마련한다면 청주가 유력하다.
중국은 당분간 신공장 설립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외적 이슈로 최신 장비 투입 등이 어려운데다 다롄 낸드 및 우시 파운드리 팹 정비가 필요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