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전년 대비 주가가 크게 낮아진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면서 주주들에게 주가 부양을 약속했다.
그러나 각 대표의 다짐에도 현장 분위기 자체는 냉랭했다. 시장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약 1년 만에 절반 이상 가깝게 주가가 떨어진 가운데 신작 또한 하반기에 예고돼 있어 당분간 드라마틱한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31일 정기 주총을 마쳤지만 1일까지 2.1%(55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개인투자자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주총일 개인은 3만6002주를 팔았고, 기관 또한 1855주를 매도했다. 외국인은 3만5298주를 사들였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또한 지난달 30일 정기 주총을 마친 후, 전일 46만2000원에서 1일까지 1.2%(5500원) 증가했다. 올라간 주가마저도 4일 오전 장에서 주총 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주총일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1523주, 8655주를 매도했다.
당시 양사 정기 주총에서는 주가 회복 전망과 방안 마련에 대한 주주 질문이 쏟아졌다. 먼저 크래프톤의 한 주주는 “많은 소액주주, 공모에 참여했던 주주 눈물을 빼놓은 게 크래프톤”이라며 경영진을 질책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가 주가 하락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중”이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실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 한 주주는 주총에서 “현재 회사가 갖고 있는 현금 2조원을 쓰지 않는 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이에 엔씨는 2조원 활용 방안에 대한 계획을 드러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씨소프트가 오래 축적한 기술을 산업화하는 측면에서 M&A 재원으로 쓸 계획이 있다”며 “지금도 많은 인수 대상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CFO 산하 재무전략실을 만들어 인수합병(M&A)에 대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고, 곧 좋은 결과를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는 올해 엔씨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로 ‘TL’과 ‘리니지W’를 꼽았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저희가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회사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올해는 시장 위기 인식하고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선 양사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전년 대비 부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1분기 신작이 출시되지 않고, 기존 출시작 매출 안정화로 인해서다.
양사가 갖고 있는 반전 카드는 대표 지식재산(IP)이다. 양사가 각각 보유한 리니지 지식재산(IP) 및 배틀그라운드(PUBG) IP는 아직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신작을 필두로 시작될 성장모멘텀이 주가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리니지’ IP 게임 합계 매출액은 2016년부터 2021년 까지 매년 25%씩 증가해 국내 게임시장 연평균 성장률 15%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2022년에도 리니지 37% 감소, 리니지M 34% 감소, 리니지2M 32% 감소 등 기존 리니지 IP 게임들이 여전히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가정해도, 현재 리니지W 국내외 높은 일매출액, 견조한 트래픽을 고려할 시, 지난해 역성장을 만회하는 전년 대비 22%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2년 배틀그라운드 견조한 성장과 뉴스테이트 리포지셔닝 노력하며 ‘프로젝트M’과 ‘더칼리스토프로토콜’ 출시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서 역량 강화될 것”이라며 “프로젝트M은 언노운월즈 신규게임으로 얼리 엑세스(앞서 해보기) 형태로 출시, 더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차별화된 공포/호러 경험 기반의 FPS로 하반기 론칭을 목표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 밖에도 가상현실(VR), 딥러닝, 웹(Web) 3.0과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관련 게임 제작 역량을 확장해, 재밌는 게임 만들기 위한 크래프톤 성장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