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가 남긴 NXC 지분에 붙은 막대한 상속세…고개 드는 매각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넥슨 창업주 고(故) 김정주 엔엑스씨(NXC) 이사 별세에 넥슨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되며 2일부터 오름세를 보이던 넷게임즈와 넥슨지티 주가가 3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넷게임즈는 전 거래일보다 5250원(29.75%) 올라간 2만2900원에, 넥슨지티는 전 거래일보다 5500원(29.89%) 올라간 2만3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넷게임즈에는 외인이 몰려들었다. 외인의 순매수 거래량은 9만356주로, 금액은 19억5702만원에 이른다. 개인과 기관은 ‘팔자’ 모드로 들어갔다. 개인은 6만3108주를 순매도 했으며, 금액은 13억5514만원이다. 기관은 2억9017만원 어치인 12만672주를 순매도했다.
넥슨지티에는 외인과 개인이 함께 들어갔다. 외인은 15만4483주를 순매수했다. 거래 규모 금액은 33억7382만원이다. 개인도 10만4280주를 사들였다. 25억5286만원 어치다. 반면, 기관은 25만9424주를 팔아치웠다. 거래 규모 금액은 59억6994만원에 이른다. 기관이 빠져나간 만큼 외인과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두 회사가 나란히 상한가를 간 이유는 우선, 넥슨그룹 지배구조 개편 전망이 유력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넥슨 지배구조 줄기는 김정주 이사(창업자)→NXC→·NXMH·넥슨재팬→넥슨코리아 등으로 이어진다.
김 이사 67.49%, 배우자 29.43%, 자녀 두 명이 각각 0.68%를 보유하고 있다. 친족 보유 지분을 모두 합치면 지분율은 98.28%다. 또한 가족 소유 계열회사인 와이즈키즈도 NXC 지분 1.72%를 가지고 있다. 즉, NXC 지분을 김 이사 및 친족이 100%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유가족이 이러한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김 이사 지분을 상속받아야 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막대한 상속세 부담 등으로 유가족이 NXC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NXC가 비상장주이기에 김 이사 자산 규모를 정확히 알기 위한 셈법은 복잡하다. 다만 김 창업자는 지난 2019년 지분 공개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약 10조원의 기업 가치가 거론된 바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살펴보면, 각종 공제 후 상속받는 금액(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상속 재산에 50%의 최고세율을 매긴다. 최대주주 지분이라면 20%를 할증한다. 즉, 김정주 이사의 재산을 상속받는 유족에게 매겨지는 실질세율은 60%에 이른다.
그의 자산을 최소 10조원으로만 잡아도, 상속세는 6조원이 넘게 된다. 유가족에겐 상속세에 대한 막대한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유족이 김 이사 지분을 매각하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유족이 상속세를 낼 의사가 있다면, 이들은 수조원의 상속세를 10년간 총 11회에 거쳐 납부할 수 있다. 다만 유족이 넥슨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은 매각 카드가 유력할 것이라 보고 있다.
여기에, 두 회사의 합병도 주가 오름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합병기일은 오는 31일이다. 신주의 상장예정일은 오는 4월15일이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초 52주 신고가를 장중 경신한 바 있다. 넥슨지티 2만5450원, 넷게임즈 2만6350원이다. 합병을 통해 대형 게임사인 ‘넥슨게임즈’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한편, 일본 도쿄증시에서 넥슨재팬은 지난 2일 6.17% 오른 2734엔을 기록했다. 3일은 차익실현매물이 시장에 나옴에 따라 1.39% 하락한 2696엔(2만8173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