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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디폴트 위기’ 루블화 폭락…국내 IT기업 등 무역결제‧환리크스 충격없나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논설실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미국 등 서방 동맹이 강력한 경제제재로 맞서면서 러시아의 국가부도(디폴트, 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내 IT 수출기업들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배제 결정에 따른 러시아 무역대금 결제 리스크와 함께, 이 리스크를 회피한다고하더라도 루블화 폭락에 따른 환차손 등 환리스크까지 노출될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3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회사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무려 8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CCC-는 국가부도를 의미하는 D등급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다.

앞서 S&P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도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하며, 국채 신용 등급을 기존보다 6단계 하향한 ‘정크’(투기수준)으로 각각 낮췄다. 무디스는 ‘Baa3’에서 ‘B3’로 낮췄고, 피치는 ‘BBB’에서 ‘B’로 각각 강등시켰다.

3대 신용평가사의 이러한 조치는 당장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쳐, 러시아의 루블화를 폭락시켰다. 이날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117루블, 유로당 124루블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이는 사상 최대폭의 루불화 가치 하락이다.

4일, 오전 10시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1루블은 11.17원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기전인 전인 지난 2월 중순까지만하더라도 1루블당 15원~16원대에서 교환됐던 것과 비교하면 40% 이상 루블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결국 이같은 루블화의 급격한 변동성에 따라, 현재 러시아와 거래하고 있는 국내 IT기업 등 관련 기업들에게 환리스크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달러나 유로가 아닌 루블화를 결제 베이스로 했을 경우에는 현재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막대한 환차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루블화로 물품 결제를 받는다면 기존보다 40%의 손실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국내의 대 러시아 수출 기업들도 무역결제 리스크는 SWIFT망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는 가정하에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SWIFT망에서 러시아가 불능화되면 무역결제 자체가 힘들어진다.

이와관련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달 12일부터 러시아 은행 7곳과 러시아 내 자회사를 결제망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SWIFT배제 조치로 금융거래가 중단되는 7개 주요 러시아은행으로 스베르뱅크(Sberbank)를 비롯해 VEB, PSB, VTB, Otkritie, 소보콤(Sovcom), 노비콤(Novikom) 등이며 이들의 자회사와도 금융거래는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미국의 제재 일정에 맞춰 동참하기로 한 상태다.

한편 러시아로의 수출 규제와 관련, 스마트폰, 가전제품, 완성차 등 일부 품목은 수출이 가능한 것으로 미국측이 확인해줌에 따라 한시름 놓게된 상황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일 한국의 스마트폰·완성차·세탁기 등의 경우, FDPR 적용 대상이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재로서, ‘군사 관련 사용자’(Military End User)로의 수출 등이 아닌 한, 예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한국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디폴트 상황에선, 현재로선 국내 IT 및 자동차 회사들이 러시아에 관련 품목들을 수출하고, 정상 결제가 이뤄진다고하더라도 감수해야할 환차손 등 재무적 리스크는 온전히 개별 기업이 감당해야할 몫으로 남게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대 러시아 수출은 99억7900만달러, 수입은 173억5600만 달러로, 수출보다 수입이 많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우리 나라의 대 러시아 수출품목은 자동차・부품(40.6%), 철구조물(4.9%), 합성수지(4.8%) 등이 전체 러시아 수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반면 수입 품목은 나프타(25.3%), 원유(24.6%), 유연탄(12.7%), 천연가스(9.9%) 등 에너지 수입이 전체 러시아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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