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의 눈과 귀가 현장에 쏠려 있다. 전쟁은 비극적이지만 국가와 국가 간 대립의 최종적 형태인 전쟁을 통해 시대상 변화를 감지할 수도 있다. 이번 전쟁을 통해 실제 사상자와 물리적, 인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이버 공격, 금융 결제망 제한, 가상자산을 통한 모금 및 탈 중앙 금융거래, IT기업의 비대칭 정보 해결 움직임 등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변화된 전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디지털데일리>는 회에 걸쳐 이번 전쟁으로 인한 디지털 세계의 영향을 알아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서방국가,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러시아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IT업계의 경우 이번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수익 악화를 감수한 서비스 중단과 제품 수출 중단 등의 제재 동참이 기업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기대감에 최근 거래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상승 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두 국가 간 대치가 지속되고 있어 증시 부담 요소가 완전히 해결된 상황은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함락을 위해 침공 수위를 높이면서 뉴욕증시가 즉각 영향을 받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당장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76% 내린 3만3294.95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5% 하락한 4306.2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59% 하락한 1만3532.46에 장을 마감했다. 해외 IT주요 기업인 애플은 1.16%, 마이크로소프트 1.29%, 아마존은 1.58% 하락했다.
국내의 경우로 투자 시장을 좁혀서 바라보면,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금융제재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자동차업계나 식음료업계 등이 다른 업종에 비해 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자연스럽게 해당 종목 주가들은 상대적으로 타 종목에 비해 크게 하락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러시아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지난달 28일 나란히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9.35%, 14.79% 후퇴했다. 올해 들어 미국 긴축정책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추가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중 40.3%는 종가 기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 중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LG화학, 삼성SDI, 현대차가 신저가를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러시아를 수요 시장으로 두고 있는 업종에서는 자동차 업체와 스마트폰 업체, 그리고 일부 음식료 업체에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자동차의 경우, 러시아 시장수요가 감소할 때 23% 점유율의 한국 브랜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글로벌 중 러시아 비중이 5.8%이고, 러시아 감소분을 다른 지역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점에 영향 강도는 제한적이며 스마트폰 업체에게도 러시아 비중은 4%로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반도체의 경우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희귀 가스들이 주로 제철소에서 포집되는데, 러시아 연방과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급차질로 반도체 생산 병목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해 반도체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도 간접적으로 공급차질도 염려했다.
이런 상황 속, 국내 IT업종 주가 역시 수출과 원자재 관련 타격은 없으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공포를 비껴나갈 순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이 증시 투자자금을 축소시키면서 나타난 해당 부문 종목 주가 하락이 이를 증명한다.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지난달 24일 2%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강보합세로 이전 주가를 회복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행보에 따라 얼마든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영향으로 하방 압력 우위를 전망한다"며 "한국 수출의 흑자전환은 긍정적이지만, 전반적 안전자산 선호심리 지속은 수급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꾸준히 증시에 부담 요소로 작용했던 미국의 긴축제재 공포가 이달 중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계기로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안감이 이미 국내외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돼 추가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박석중 연구원은 "러시아발 위험이 실물경제와 기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업종별 차별화로 접근해야 한다"며 "기술주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하지만, 이익 성장대비 주가 조정이 과도했던 반도체 등이 차별적 우위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기술적 부담에도 가치주 강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은행과, 소비재 등을 선별했다.
또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도 업종 선별이 중요한 구간으로 3월에는 은행과 소비재, 일부 민간주를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KB증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동유럽(CIS)과 교역 피해는 2월에는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26일 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만큼, 3월부터는 대러시아 무역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러시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CIS로의 한국 수출 비중은 2%, 수입은 3% 수준에 그쳐 러시아 제재가 국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에너지 가격 외에서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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