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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0의전쟁③] 디지털 시대, IT업계 참전(?)으로 달라진 전쟁 양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의 눈과 귀가 현장에 쏠려 있다. 전쟁은 비극적이지만 국가와 국가 간 대립의 최종적 형태인 전쟁을 통해 시대상 변화를 감지할 수도 있다. 이번 전쟁을 통해 실제 사상자와 물리적, 인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이버 공격, 금융 결제망 제한, 가상자산을 통한 모금 및 탈 중앙 금융거래, IT기업의 비대칭 정보 해결 움직임 등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변화된 전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디지털데일리>는 5회에 걸쳐 이번 전쟁으로 인한 디지털 세계의 영향을 알아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전 세계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IT 업계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IT업계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와 이해관계자들에 직간접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그동안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반해 정보공작을 통한 대중의 동요를 꾀하던 전쟁시의 전술전략이 디지털 시대에 예전처럼 통용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서비스는 물론 스마트폰에서의 특정 서비스에 대한 앱 다운로드 제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이버전에 IT업체들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면서 전쟁의 전술전략 양상도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겸 사장은 “우리 모두는 비극적이고 불법적이며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컴퓨터 네트워크 및 인터넷 기반 허위 정보 캠페인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이번 전쟁은 디지털적인 전쟁이 되었다”며 “최근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어에 위협 인텔리전스와 방어 제안을 제공했다. 다양한 목표물에 대한 공격에 관한 공무원, 우크라이나 군사 기관 및 제조업체 및 기타 여러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을 포함하며 이 작업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은 키예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 국영 언론사 RT의 모바일 앱 다운로드를 금지했다. 구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법적 요청에 따라 RT 뉴스 앱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신규 사용자는 우크라이나에서 RT 뉴스 앱을 다운로드할 수 없다. 기존 사용자는 접속은 가능하지만 RT에서 제공하는 푸쉬 업데이트를 받지 못한다. 구글은 또 RT 및 기타 채널이 웹사이트, 앱 및 유튜브 동영상에 광고를 게재하는 대가를 받는 것을 금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RT의 모바일 앱을 윈도 앱 스토어에서 제거하고 러시아 국영 미디어에 대한 광고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RT 및 또 다른 국영매체 스푸트니크(Sputnik) 콘텐츠를 표시하지 않고 검색엔진 빙(Bing)에서 검색 결과의 순위를 낮추며 해당 사이트에 광고 네트워크의 광고를 게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한 상태다. 아마존도 3월 1일(현지시간) NGO 및 직원들과 협력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즉각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지역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현장에서 중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조직에 500만달러를 기부하는 한편 도움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미국, 영국, 폴란드, 독일 웹사이트의 홈페이지에 기부 버튼을 추가하고 결제 처리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T업계에선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직간접적인 후원은 물론 인근 국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근무 유연제, 지원책 등을 다방면으로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주목되는 것은 전쟁시의 프로파간다(선동)가 예전처럼 쉽게 통용되지 못하고 있고 여기엔 IT업체들의 노력이 주효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겸 사장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국가가 후원하는 허위 정보로부터 (국민을)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쟁 기간에 일반적이었던 국가 주도의 허위 정보 캠페인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며칠 동안 진실을 훼손하고 불화와 불신의 씨앗을 뿌리는 정보 생태계에서 진행 중인 잘 조직된 운동이 목격되었다. 이를 위해 정부, 학계 및 시민 사회는 물론 기업이 개별적으로 또는 다른 기업과 협력해 기술 부문 전반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장 등 물리적 거점에 대한 부수적인 피해를 우려로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제조업과 달리 데이터센터를 제외하고는 물리적 기반 없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IT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물론 2일 애플이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러시아에서의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발표하긴 했지만 이러한 제품 판매 중단이 다른 기업에까지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디지털 시대, 일상 생활의 허브가 된 스마트폰 마저 제재, 혹은 인도적 차원에서의 자의적 판매중단 등의 여파가 이어진다면 해당 국가에선 국민 차원의 반발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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