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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대우’ 브랜드 벗어던진 메타넷디지털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메타넷대우정보가 ‘메타넷디지털’로 사명을 변경했다. 우리나라 1세대 IT서비스기업이었던 대우정보시스템이라는 명칭은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1989년 출범 해 2012년 메타넷그룹에 인수된 대우정보시스템은 2020년 메타넷대우정보로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2022년에 이르러 ‘대우’라는 간판을 완전히 떼어 냈다.

대우정보시스템을 인수한 메타넷은 33년만에 ‘대우’라는 브랜드를 벗어 던지고 메타넷이라는 브랜드에 집중하고 나선 셈이다. 이러한 사명 변경은 최근 기업에 불어 닥치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디지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편으로는 대우정보시스템 인수 후 IT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한 체력을 지난 10년간 쌓아온 만큼 이제 ‘대우’라는 브랜드 없이도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메타넷의 자신감으로도 관측된다.

대우정보시스템은 1989년 대우그룹의 시스템 통합(SI) 사업자로 출범했다. 그룹사의 IT조직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유행이었던 시대에 국내 대기업 그룹 중 선제적으로 IT역량을 한 데 모은 우리나라 1세대 SI 기업으로 꼽힌다.

1993년 대우그룹 전산실을 통합해 덩치를 불린 대우정보시스템은 이후 공공 및 국방을 비롯해 대우자동차 등 제조업에 강점을 보였다. 대학 IT시스템 시장에서도 다양한 구축 사례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대우그룹의 몰락과 함께 대우정보시스템의 운신의 폭도 제한됐다. 이는 동 시대 다른 기업과도 비슷하다.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동양시스템즈 등 우리나라 IT서비스 시장의 허리를 지탱하던 기업들은 그룹이 해체되거나 분리되면서 그룹사 물량에 기댄 매출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이들은 그룹사의 분해와 함께 각자 새로운 주인을 찾아갔다.

대우정보시스템도 메타넷의 품 안에 들어간 이 후 8년여 간 대우정보시스템이라는 사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메타넷대우정보로 명칭을 바꿨다. 사명 변경은 ‘메타넷’ 브랜드 통합으로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그룹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인이 된 메타넷은 2000년 메타넷홀딩스로 설립된 후 2002년에 메타넷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자회사들의 사명에 메타넷을 강조하면서 ‘메타넷’이라는 브랜드를 키우는 데 노력해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영상 메타넷 그룹 회장이 메타넷이라는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IT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대우’라는 브랜드를 떼는 시기를 놓고 저울질 해 온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메타버스’가 IT시장은 물론 사회전반적인 화두가 되면서 메타넷이라는 브랜드 제고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대우라는 브랜드가 없어지면서 국내 IT서비스시장에서 족적을 남겼던 대우정보시스템이라는 기업 정체성도 사라지게 됐다. 앞서 롯데정보통신에 인수된 현대정보기술이 2019년 흡수 합병되면서 사라진데 이어 대우까지 사라지면서 IT서비스업계 1세대 기업 중 2곳의 브랜드가 지워진 셈이다.

한편 현재 그룹사에서 벗어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1세대 IT서비스기업으로는 아이티센 그룹에 인수된 쌍용정보통신, 항만해운 IT솔루션 업체인 싸이버로지텍 최장림 전 대표가 인수한 동양시스템즈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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