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해 금융권은 코로나19 상황의 지속 아래 디지털 전환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경주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급속한 확대는 금융사에게 디지털 전환을 더 가속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또,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도 본격화됐다. 제3의 인터넷은행으로 주목받은 토스뱅크가 10월 5일 공식 출범했으며 신한금융그룹이 BNP파리바카디프 손해보험을 인수하며 디지털 보험 시장 진출에 나섰다. 2022년엔 카카오도 카카오페이 손해보험사를 설립해 디지털 보험사 시장에 뛰어든다.
한편 금융권 전반에서는 이러한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인한 위기감이 놓아진 한 해였다.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다양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한 때 좌초 위기를 맞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코로나19 지속은 금융권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비대면 환경의 확산으로 디지털 뱅킹에 대한 요구사항이 커졌으며 이에 따라 금융사를 중심으로 대고객 디지털 채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앱’에 대한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특히 은행권의 디지털 뱅킹 전략의 기반인 뱅킹앱에 대한 전면적인 재구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새마을금고중앙회, 부산은행 등이 새로운 디지털 뱅킹 구현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약 200억원을 투입해 뉴 앱(New App) 프로젝트 추진에 나서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신한SOL’의 전면 개편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리브 리부트 제로(Liiv Reboot ZERO) 사업에 이어 리브 리부트 원(Liiv Reboot One)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간편뱅킹 앱인 ‘리브(Liiv)’를 젊은층에 맞춰 새롭게 리디자인 하는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앱 고도화 경쟁에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원-앱을 통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금융시장에 끌어다 놓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흥행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디지털 혁신에 대한 요구가 거세졌다.
◆클라우드 전환 본격화=금융권 디지털 혁신의 또 다른 축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도입이다. 그동안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금융사의 클라우드 도입은 올해 빠르게 확산됐다.
신한은행처럼 대형 금융회사들마저 이제는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계정계(코어뱅킹)의 클라우드 전환을 염두에 둔 x86 전환(U2L)을 기본으로 상정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국민은행의 주도로 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공동 클라우드 운용 플랫폼인 ‘KB 원(One) 클라우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부터 ‘그룹 공동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IT운영 전략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5월, ‘퍼블릭 클라우드 표준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고, 지난 6월 ‘NH퍼블릭 클라우드 표준사업자’를 선정했다. 사업자 선정은 업무의 중요도 및 형태를 고려해 '중요 업무'와 '비중요 업무'로 구분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5월부터 착수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계획했던 클라우드 사업을 병합 추진한다.
SC제일은행은 이니텍과 함께 비즈니스 뱅킹 플랫폼 리프레시 프로젝트(Business Banking Platform Refresh Project)를 추진 중이다.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SC제일은행의 기업인터넷뱅킹(Firstbiz)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 서버 운영 및 개발 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한다.
◆또다른 격전지, 마이데이터=12월에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마이데이터 시장을 놓고 금융사는 물론 핀테크,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금융권 디지털 전환의 ‘종합선물세트’로 불릴 만큼 각 금융사들의 역량이 총 집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은 내년 1월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방식을 통한 마이데이터 전면 시행에 대비해 12월 1일 오후 4시부터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시범서비스에 나서는 곳은 주요 금융회사와 일부 핀테크 기업 등 17개사로 은행·카드사, 빅테크·핀테크 20개사는 이달 중 순차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나머지 마이데이터 사업자 16곳은 앱 개발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