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2021년은 소프트웨어(SW)가 주인공인 해였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원격근무, 메타버스, 이커머스, 라이브커머스(라방),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주요 화두로 떠오른 정보기술(IT) 이슈의 근간에는 SW가 있다.
지난 10월 한국SW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SW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 중 연매출 300억원 이상인 기업은 총 324개사로 2019년 284개사 대비 14.8% 늘었다. 매출 총액은 86조9376억원으로 16.6% 증가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및 비대면 서비스 제공 기업의 성장세가 부각된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84%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가 관련 기업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SW 분야 종사자 수도 크게 늘었다. 협회 조사 결과 2020년 매출 300억원 이상 기업의 종사자는 16만5833명으로 전년대비 24.4% 증가했다. SW산업의 성장세가 수치로 드러났다. 올해는 더 큰 성장세를 보였으리라는 것이 산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있다. 극심한 인력부족 현상 및 인건비 상승이다.
게임 개발사를 중심으로 한 개발자 임금 상승 랠리는 현재 전 SW 업계에 퍼진 상태다. ‘네카라쿠배’라 불리는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우아한형제들 등은 주요 대기업을 웃도는 조건으로 우수한 개발자를 모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기업이나 금융사도 개발 인력 수급에 혈안이다.
인지도가 높은 기업뿐만 아니라 당장의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투자를 바탕으로 우수 인력 수급에 나섰다. 3~4년차 개발자에게 억대 연봉을 보장하는 곳까지 나타났다. 집토끼를 지키기 위해, 산토끼를 데려오기 위해 경쟁하면서 개발자의 몸값이 ‘금값’이 된 상황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개발자들로서는 임금 및 처우 개선이 달갑지만, SW기업들은 인건비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입 개발자를 키우더라도 그 개발자가 이직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매출대비 영엽이익률이 저조한 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개발자를 잡아야 할 판국이다.
국내 SW기업 관계자는 “SW 사업은 넘쳐나는데 수주하더라도 일할 개발자가 부족하다. 각 기업들의 처우가 수시로 바뀌다 보니 그때 업계 최고 수준을 보장해 뽑았더라도 금새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나 이직한다”며 “조건에 따라 이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너무 많은 인력이 이탈, 유입되다 보니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발자를 교육하는 기관들은 입을 모아 “새로운 보상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임금으로 견줬을 때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넘기 어려운 만큼, 복지나 더 나은 개발 환경, 인센티브 및 스톡옵션과 같은 기업과 직원이 이익을 공유하는 제도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2025년까지 5년간 필요한 SW 개발 인력은 35만명이다. 현재의 체계로는 필요로 하는 수의 개발자를 공급하지 못한다. 정부가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AI·SW 인력 10만명 양성을 목표로 하는 등, SW 인력 양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산업계에서도 필요로 하는 인력을 직접 육성해 채용하는 방식의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로우코드·노코드(Low-Code·No-Code)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로우코드·노코드란 코딩 경험이 없거나 전문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도스(DOS, Disk Operating System)나 유닉스(UNIX)와 같은 텍스트 기반 운영체제(OS)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 같은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 OS로의 전환을 연상케 하면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