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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1] ‘상생’ 재확인한 네이버·카카오, 빅테크 규제론엔 ‘소신발언’(종합)

- 3년만에 국감장서 만난 이해진 네이버 GIO·김범수 카카오 의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카카오 창업주가 함께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3년 만에 출석한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올해만 3번째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과방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종합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형 플랫폼 기업으로 급성장한 두 기업을 상대로 골목상권 침탈 문제 및 포털 뉴스 서비스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과정에서 상생에 대한 책임은 거듭 약속하면서도 빅테크 규제론과 관련한 질의에선 소신발언을 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 골목상권 침해 지적에 ‘수수료 인하·새 먹거리’ 약속

국내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한 협력이 미진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해진 GIO는 “네이버는 매출이 커졌다고 전자상거래 수수료를 더 받지 않는다”며 “신규 진입자나 영세한 소상공인을 위해 특별한 프로모션도 있지만 더 낮출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 협력은 매우 오랫동안 여러 형태로 애써왔지만 여전히 미진하고 부족하다”며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경영진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을 새 먹거리로 삼는다는 목표다. 이 GIO는 “해외에서 제페토라든지 5G 로봇에 열심히 투자하고 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 전체 공동체에서도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플랫폼 수수료나 이익, 플랫폼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건은 저도 강하게 동의하기 때문에 미흡한 부분을 보정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3년 전부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어느 회사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 조만간 성과내는 부분을 보여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골목상권 침탈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는 수수료 인하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제공에 따라 업체로부터 연동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운송 관련해선 택시 수수료가 40~50%, 셔틀버스 연동수수료 10%, 셔틀버스 10% 등”이라며 “회사에 물어보니 기준이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플랫폼은 한동안 적자를 감수해 비용을 투입한다”며 “그 과정에서 불합리한 수수료가 있을 수 있다 생각하지만 플랫폼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부분부터 수수료는 점점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 넷플릭스 저격...“해외 플랫폼과 형평성 고려해달라” 소신발언


소상공인과의 상생은 이전까지 미흡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두 증인은 최근 국내에서 부상하고 있는 빅테크 규제론에 대해선 우려의 모습을 보였다. 구글·유튜브 등 글로벌 IT공룡들이 진출해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여러 규제 도입이 국내 기업들에 ‘역차별’로 돌아와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넷플릭스와 구글을 겨냥해 “망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작심발언했다. 넷플릭스, 구글 등 거대 해외 CP들은 국내 망 이용에 따른 트래픽 유발 부담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년 통신사에 700억~1000억원 수준의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이해진 GIO는 “유튜브에 이어 인스타그램,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시장을 뺏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부터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고민해왔다”면서 “우리가 망 비용을 낸다면 우리보다 (트래픽을) 훨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는 게 공정한 경쟁”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김범수 의장은 “플랫폼 영역은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점점 커지고 있고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면서 “카카오나 네이버는 꼭 법이 아니어도 자정 작업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규제도 받겠지만 글로벌 기업은 법이 아니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주목받은 넷플릭스 ‘선계약 후공급’ 구조에 대해 “플랫폼 구조보다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조로 변환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합의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구글·페이스북도 다 한다”...네이버·카카오 뉴스 중단론엔 ‘신중’


이 GIO는 포털 뉴스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뉴스의 영향력은 오히려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의한 것이 크다”며 “뉴스 서비스 중단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지난해 언론수용조사 결과 뉴스 소비 75.8%가 포털로 다음과 네이버는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독과점 사업자”라면서 “권력의 언론 집중을 해소하려면 뉴스 서비스를 중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지적한 데 따른 답변이다.

김 의장도 “포털 영향에 대해 알고 있는데 ‘다음’은 언론사와 달리 유통에 초점이 맞추고 있다”며 “다만 민감한 부분과 공정성 등을 고려해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미진한 부분은 더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4년 네이버가 자회사를 통해 TV조선·JTBC·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 미디어렙 지분을 약 20% 인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네이버가 지난 6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만큼 미디어랩 지분율을 10% 이하로 낮추라고 방통위에서 시정명령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실제 지난 6월 이같은 내용의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미디어렙사의 지분을 10% 초과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GIO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라며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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