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초 발간한 <2021년판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수록된 내용중 일부를 요약한 것으로, 편집 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더 주목해야할 얼굴들은 AWS, MS, IBM, 네이버클라우드, KT 등 그동안 익숙했던 CSP(Cloud Service Provider)업체들이 아니라 CSP와 협력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고 구현해주는 MSP(Cloud Managed Service)들이다.
MSP의 능력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이 좌우될 수 있기때문이다. MSP는 클라우드 도입 컨설팅부터 마이그레이션(이전)부터 운영, 비용 최적화까지 책임진다. 그동안 메가존클라우드, GS네오텍, 베스핀글로벌, 클루커스 등 클라우드 전문 MSP 업체들이 주도해 왔지만 이제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와 보안업체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 C&C와 LG CNS, 삼성SDS 등 ‘빅3’ 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금융권의 ‘클라우드 통합관리(Cloud Orchestration) 역할이 중요해졌고, 이들이 그 역할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복잡한 클라우드 계약 ‘제3자 리스크’ 고조… 전통적으로 SI에 특화된 능력 가진 IT서비스 빅3, 핵심적인 역할할까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의 확산이 일종의 표준처럼 도식화되고 있다. 단일 사업자가 아닌 복수의 클라우드 사업자들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처음부터 벤더 종속성에서 탈피해 안정적인 금융회사 주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취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 금융투자,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가능하면 이같은 ‘하이브리드-멀티’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도 30년이 넘은 금융 IT 역사에서 이같은 ‘벤더의 종속성’ 문제는 때때로 상당히 큰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도입을 시작함에 앞서 이같은 금융권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더구나 본질적으로 클라우드는 갑을의 업무 경계가 가장 선명하고 엄격하게 유지돼야할 ‘IT 아웃소싱’이다.
그런데 이같은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방식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다름아닌 ‘클라우드 관리’의 문제다. 여러 클라우드 시스템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문제, 또한 복수의 계약 관리의 문제 등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광범위하다.
복수의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다양한 IT인프라 운영을 위탁했을 경우,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통제할 종합적인 상황관리 뿐만 아니라 책임 소재를 따지기위한 계약 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외부 클라우드기업이 관련 업무를 재하청하는 경우도 적지않기때문에 이러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만약 치명적인 클라우드 장애에 따른 비즈니스 중단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금융회사는 배상 등 법적인 구제를 받기위한 대응력을 갖춰야하는데 이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
이처럼 금융회사가 클라우드 확산으로 인해 직면하는 게 된 새로운 잠재적 위험요소가 ‘제3자 리스크’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같은 ‘제3자 리스크’를 디지털금융 확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험 인자로 설정하고, 금융권에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결국 금융회사의 입장에선 '하이브리드-멀리 클라우드 방식을 유지하되 마치 단일 클라우드 벤더에 턴키 방식으로 맡기는 것 처럼 속편한 방식이 없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국내 IT서비스 빅3의 장점이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
약간씩 방식은 다르지만 삼성SDS, SK(주)C&C, LGCNS 등이 이같은 금융회사의 고민에 화답하면서 ‘하이브리드 – 멀티’ 클라우드 효과를 보장하기위한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클라우드의 ‘총괄 지휘자’로서의 역할이다.
즉, 기존 IT서비스기업들의 장점이었던 SI(시스템통합)분야에서 축적한 다양한 협력 업체 관리 노하우와 함께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아키텍처를 접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총괄 및 통합 관리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3사는 지난 20여년간 방대한 차세대시스템 구축 경험을 통해 금융권과 소통에도 원활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LG CNS는 올해 상반기 기존 클라우드 MSP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더 뉴 MSP’ 사업을 선포하고, 클라우드 운영 서비스 ‘클라우드엑스퍼 프로옵스’를 출시했다. LG CNS가 말하는 ‘더 뉴 MSP’는 인프라 관리에 제한된 기존 MSP의 한계를 뛰어넘어 클라우드 인프라와 응용시스템(애플리케이션), 보안, 전문가 지원 등을 통합한 최적의 클라우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기존 MSP 영역에 고객 특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조합, AI·빅데이터 등 IT신기술 적용, 클라우드 보안 등을 더했다.
지난 2016년부터 IBM과 손잡고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해 온 SK C&C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통합플랫폼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MSP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해에는 SK(주) C&C가 MS 애저의 국내 최대 MSP사인 ‘클루커스’의 지분 18.84%를 인수하며 3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SK(주) C&C는 구글클라우드와 손잡고 ‘한국형 디지털 플래그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별 IT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디지털 혁신 베스트 프랙티스로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수행해온 SI 업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군별로 맞춤화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혁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SDS는 금융권에 ‘올인원’ 서비스 전략을 제시하면서 MSP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클라우드 관련 사업자들에 대한 관리를 삼성SDS가 대신 해주는 것이다. 삼성SDS는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인 SDS서비스와 함께 ‘멀티 서비스’를 고객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삼성SDS는 멀티서비스 전략을 통해 다양한 CSP, MSP 사업자들을 관리하며 클라우드 모든 영역에 걸쳐 클라우드 컨설팅과 시스템구축, 운영 및 유지보수를 일괄적으로 제공한다. 이를통해 금융회사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전략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비즈니스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내 금융권에서 이같은 ‘클라우드 통합관리서비스’ 수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체 IT인력이 제한적이면서 클라우드 전문 인력이 부족한 금융회사들은 이같은 ‘클라우드 통합관리서비스’의 역할이 필요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통합관리 서비스’ 분야에서 IT서비스 빅3는 거의 공통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3사 모두 오랜기간 다양한 국내 금융권의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IT아웃소싱 경험을 충분히 축적함으로서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 또한 국내 주요 거점마다 대규모의 최첨단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운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삼성SDS의 경우, 티어 4급의 최고 수준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했으며 특히 상암, 춘천 데이터 센터는 금융감독 당국이 요구하는 전자금융감독규정 등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데이터센터 전문 센터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