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구글 인앱결제강제금지법 통과가 요원해졌다.
22일 국회 과방위에 따르면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는 파행됐다. 이달 24일로 예정된 전체회의 역시 불투명해졌다. 지난 16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도 야당의 보이콧으로 인해 반쪽짜리로 진행된 바 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실 측은 “법안2소위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실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법안2소위 일정도 애당초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야당은 교통방송(TBS)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청구권 전체회의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그러나 야당이 TBS 문제를 정쟁화해 과방위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야당은 6월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당장 법안2소위에서 처리해야 할 주요 안건인 구글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온라인플랫폼법, 데이터기본법 등의 통과가 줄줄이 밀리게 됐다.
가장 시급한 법안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이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구글플레이에 입점한 앱에 자사 결제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고,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할 계획이다. 이에 국회 과방위에는 이를 막기 위한 7건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올라왔지만, 야당 측이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어 법안 심사 문턱도 넘어서지 못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구글이 정책 시행 시점을 오는 10월로 예고한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한 시점은 6월로 촉박하다. 통상 7~8월은 법안소위가 잘 열리지 않고, 9월부터는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그리고 대선 이슈까지 겹치기 때문. 사실상 이달 안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여당 측은 구글 인앱결제강제금지법 통과를 위해 ‘쪽수’로 밀고 나가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조승래 의원은 “표결 절차로 진행하면 통과 되겠지만, 합의 관행이 있기 때문에 국회 논의를 더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여당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 쪽에서 시간끌기 전략을 계속하고 있으니 다른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표결을 진행하는 안을 비롯해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 측 의원실 관계자는 “구글 인앱결제강제금지법과 관련해 업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통상문제나 규율주체 등 여러 문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법안을 통과시키냐 마냐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TBS 감사청구권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승래 의원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TBS 감사원 감사 청구만 고집하며 과방위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며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불참으로 파행시키더니, 야당 간사가 위원장으로 있는 법안2소위원회는 합의된 의사일정도 무위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박성중 의원은 같은날 맞불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정치적 편향 왜곡 방송으로 서울시민 귀를 막는 문정권 수호대장인 김어준을 비호하기 위해 제1야당의 요구를 묵살하고 안건 상정조차도 막으며 의회 독재를 여전히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