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립암센터는 가명정보를 활용한 암 환자의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 예측 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지난주 발표한 폐암치료 연구에 이은 2번째 가명정보 결합 성과 발표다.
이번 사례는 국립암센터에서 진료를 받은 위암,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등 주요 6대 암 환자의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 발생을 9년간 장기 추적·조사한 결과다. 가명정보 활용 5대 분야 7개 과제 중 하나로 추진됐다.
연구에 쓰인 데이터는 국립암센터 임상정보(20만명),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정보(20만명) 등이다. 양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 관련 빅데이틀 가명처리해 결합함으로써 암 생존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합병증, 만성질환 등 중요 정보를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연구의 1차 분석결과로 국립암센터를 방문한 환자 중 암이 없었던 환자에 비해 암 환자에서 합병증과 만성질환(심뇌혈관질환, 대사질환, 근골계질환)의 발생이 높은 것이 확인됐다. 특히 심뇌혈관질환 중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등은 각각 81%, 50%, 25% 더 높았다. 골절, 당뇨병도 6대 암 환자에서 일반 환자군에 비해 47%, 35% 더 발생했다.
국가암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연구에 포함된 6대 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의 63%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조기 진단·치료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국내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70.3%로 향상됐는데, 1차 치료 후 발생하는 장기적인 합병증과 만성질환의 관리를 통한 치료 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국립암센터의 설명이다.
국립암센터는 향후 심층분석을 통해 6대 암종별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의 세부 발생현황 및 주요 요인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결합 데이터를 적용한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해 암 생존자들의 생애주기 전반의 질환에 대한 위험요인을 파악해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예측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 생존율이 향상되면서 암 생존자의 치료 이후 건강관리가 중요해졌다”며 “이번 시범사례를 통해 암 생존자의 만성질환 관리뿐만 아니라 정밀의료를 통한 임상의료 효율이 증대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윤종인 개인정보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지난번 폐암 치료효과 연구 사례에 이어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향후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실증데이터와 예측모델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국민건강 증진에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지난 5월27일 국립암센터 폐암 환자 정보, 보험공단 암 환자 진료정보, 통계청 사망정보를 결합한 폐암 치료효과 분석 및 폐암 환자의 합병증·만성 질환 발생 및 사망 예측 모델을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