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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하면 문제 해결?…구글 독점적 지배력이 문제 핵심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낮춘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점적 지배력을 이용해 결제시스템을 강제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구글의 인앱결제 도입을 놓고 정치권과 인터넷, 콘텐츠 업계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앱결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스타트업에 대한 수수료 인하로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를 통해 국회의 입법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2일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한준호 의원은 공동으로 '공정한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글 인앱결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인사들은 구글이 본질을 가리고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구글은 게임분야에만 적용되던 자사 인앱 결제 방식을 전체 콘텐츠 분야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인앱 결제란, 모바일 앱을 구동한 상태에서 해당 앱을 통해 상품 및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업계는 물론, 국회에서 구글 갑질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추진되자 구글은 오는 7월부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개발사를 대상으로 자사 앱마켓 구글플레이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일부 인하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구글플레이를 통한 연매출 100만달러(약 11억3500만원)까지는 수수료율을 절반으로 인하한 15%를 부과하고, 그 이상 매출부터는 기존대로 30%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구글은 전 세계 개발사의 99%가 연매출 100만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매출 대부분은 상위 1% 기업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도 구글의 정책에 대해 '조삼모사'. '꼼수'로 정의했다. 문제의 본질은 특정 결제시스템을 강제하는 독점, 공정경쟁 저해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토론을 주최한 홍정민 의원은 "이 사안의 본질은 구글이 독점력으로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수수료 인하는 미봉책에 불과한 것으로 독점력을 바탕으로 수수료율을 높이고 퇴출 등 갑질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호 의원도 동일한 의견을 냈다.

그는 "수수료율이 30%에서 15%로 인하된 것이 아니라 없던 15%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제 기준으로 봐도 미국에서도 입법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구글은 통상마찰을 이유로 국회와 국내 산업계를 압박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채 정박 대표 변호사는 현재 입법추진에 대해 법제도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정 변호사는 "독점자는 경쟁법에 따라 독점적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구글이 수수료 15% 인하라는 작은 부분에 대한 호혜적 조치로 입법조치를 피해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수수료 30%를 애플이 정하고 15%로 낮추는 과정을 구글이 따라가고 있다"며 "국내 앱 마켓이 구글, 애플에 의한 독점 상태로 사실상 카르텔과 동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연구소장도 독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는 "수수료가 높고 낮음은 경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독점적 지위를 통해 결제수단을 강제하는데 이는 시장경쟁 원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소장은 "중소 개발사가 성장하면서 자체 빌링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는데 인앱 결제를 강제하면 그런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하루속히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재환 인터넷기업협회 국장은 "마치 수수료의 높낮음만 해결하면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일(23일)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에 해당 법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통상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구글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트래픽 1% 이상 사업자에 대해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서도 국내 사업자들이 포함되며 통상마찰 우려를 해소했다"며 "이번 건 역시 해외 앱마켓 사업자만 대상인 것이 아니라 법에 규정돼 있는 앱마켓 사업자가 모두 포함되는 만큼 통상마찰이 거론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준호 의원은 "김 의원은 "구글은 수수료 인하를 제시하면서 국회에는 법안처리를 제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통상마찰 문제는 구글이 우리를 우려하게끔 만들고 싶어하는 카드지 이것을 우려해 법안추진이 발목잡힐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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