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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엔비디아 ‘날고’ 삼성 ‘뛰고’ 인텔·퀄컴 ‘걷고’…2020년 성적표는? [IT클

- 인텔 1위 수성…매출액 삼성전자 영업익 TSMC 2위
- 삼성전자·TSMC, 파운드리 공급 부족 수혜
- 엔비디아, ‘AI·가상화폐’ 성장 견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인텔 삼성전자 TSMC 퀄컴 엔비디아의 공통점은 반도체 각 분야 선두라는 점이다. 이들은 서로의 영역을 넘보기도 주도권 강화를 위해 손을 잡기도 한다. 반도체 업계는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렸다. 이들 중 작년 가장 좋은 성적을 달성한 곳은 어디일까.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1위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1위다. TSMC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1위다. 퀄컴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1위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다. 인텔과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IDM) 업체다. 설계와 제조를 같이 한다. TSMC는 반도체 제조만 하는 파운드리다. 퀄컴과 엔비디아는 설계(팹리스) 업체다.

2020년 매출액 선두는 인텔이다. 작년 매출액은 778억6700만달러(약 87조4100억원)다. 전년대비 8.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36억7800만달러(약 26조5800억원)다. 전년대비 7.4% 증가했다.

인텔은 CPU 외에도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사업도 하고 있다. 작년 작년 호조는 PC 및 서버 수요 급증이 견인했다. 낸드플래시를 담당한 비휘발성메모리솔루션그룹(NSG)은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3억6100만달러(약 4100억원)다. 흑자는 크지 않지만 2019년 적자가 11억7600만달러(약 1조32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2020년 영업이익 성장은 이 부분이 큰 역할을 했다.

인텔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PU 설계 및 공정 기술 지연 때문이다. AMD 추격이 만만치 않다. 인텔은 일부 물량을 파운드리에 맡기는 것도 검토 중이다. NSG는 옵테인 메모리반도체만 빼고 SK하이닉스에 매각키로 했다. 2020년 기준 매출액 53억5800만달러(약 6조100억원)가 사라진다. 전체 매출의 6.9%다.

삼성전자는 2위다. 2020년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기록한 탓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2조8600억원과 18조8100억원이다. 전년대비 각각 12.2%와 34.2% 늘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세웠다. 팹리스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 파운드리사업부가 주축이다. 작년 메모리사업부를 뺀 다른 사업부 매출액은 총 17조3200억원이다. 전년대비 17.7% 많다. 시스템LSI사업부는 AP와 이미지센서 등을 강화하고 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시스템LSI사업부를 기반으로 퀄컴 엔비디아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외부 상황도 좋다. 세계 파운드리는 공급 부족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세계 2위다. 7나노미터(nm) 이하 미세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하다.

TSMC는 매출액 3위다.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393억대만달러(약 54조1200억원)와 5668억대만달러(약 22조9000억원)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5.1%와 52.1%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보다 낫다.

TSMC는 작년 고객사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잃었다. 미국 제재 때문이다. 위기는 애플이 메웠다. ‘아이폰12 시리즈’ 성공으로 애플 주문 AP가 확대했다. 작년 전체 생산 제품 중 7nm 이하 비중은 41%다. 전년대비 14%포인트 확장했다. 또 AMD와 엔비디아 강세가 TSMC 강세로 이어졌다. 작년 TSMC 매출 48%는 스마트폰용이다. 33%는 고성능컴퓨팅에서 나왔다. 북미 고객사 매출 비중은 62%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54% 삼성전자 17%다. TSMC는 삼성전자와 격차 유지를 위해 올해 최대 280억달러(약 31조4300억원) 투자를 예고했다. 미국 공장을 신설한다. 일본 반도체 업체와 손을 잡았다. 3nm 제품 상용화에 나선다.

퀄컴과 엔비디아 매출액은 인텔 삼성전자 TSMC와 비교하기엔 규모가 작다. 하지만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고 있는 업체다. 양사는 삼성전자 TSMC 고객사다.

퀄컴 2020년 매출액은 266억9000만달러(약 29조9600억원) 영업이익은 77억5100만달러(약 8조7000억원)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8.9% 많지만 영업이익은 3.0% 줄었다.

퀄컴은 2020년은 5G 활성화 기대로 출발했지만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AP 판매량이 전년대비 2분기 급감했다. 3분기부터 회복했지만 다른 반도체 업체에 비해 수혜가 덜했다. 아울러 퀄컴은 퀄컴 AP를 탑재한 휴대폰에서 기술사용료(라이선스)를 받는 사업을 병행한다. 스마트폰 수요 반등 지연 영향도 받았다.

퀄컴은 인텔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운영체제(OS) 개발사 마이크로소프트(MS)와 PC 제조사와 손을 잡았다. 퀄컴 PC 플랫폼은 이동통신을 사용할 수 있는 점과 오래가는 배터리가 특징이다.

엔비디아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6억7500만달러(약 18조7200억원)와 45억3200만달러(약 5조900억원)다. 전년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7%와 59.2% 크다.

엔비디아는 AI와 가상화폐 성장의 가장 큰 수혜주다. GPU는 CPU에 비해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가상화폐 분야 때문에 본업인 GPU 수요를 채우지 못할 정도다. 엔비디아는 올해 가상화폐 채굴 성능을 줄인 GPU를 선보였다. 채굴용 가상화폐마이닝프로세서(CMP: Cryptocurrency Mining Processor)를 출시했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추진 중이다. ARM은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다. 작년 기준 530개 기업과 1910개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퀄컴과 삼성전자 AP도 ARM 기반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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