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여성들의 허리를 조여 아름다움을 강조한 코르셋을 벗고, 회사에서 하이힐 착용을 거부한다. 여성에게 당연한 잣대로 들이댄 꾸밈노동을 거부하는 모습은 전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간 개개인의 특성은 모두 다르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다양성은 현재까지도 폭넓지 않기 때문이다.
화장도 여성들의 꾸밈활동 중 하나다. 시대마다 미(美)의 기준은 달랐지만, 각 사회가 요구하는 미인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여성들은 오래전부터 화장을 해 왔다. 민낯을 가려야 할 대상으로 여기며, 파운데이션과 각종 색조 화장품을 덧입혔다. 여기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기네스펠트로가 44번째 생일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민낯 사진을 올리는 등 헐리우드 여배우 중심으로 ‘노 메이크업(No Make-up)’ 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에서도 몇몇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는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변화한 시대 속 뷰티(Beauty) 크리에이터 ‘다영’의 콘텐츠가 눈에 띄는 이유다. 다영은 피부 화장을 생략한 ‘베이스 프리’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보통 메이크업은 피부 정돈 후 베이스를 깔고 피부 결을 커버해주는 파운데이션을 기본으로 요구해 왔다. 하지만, 다영은 타인의 시선보다 본인의 만족과 당당함을 ‘뷰티’로 정의했다. 다영의 콘텐츠 철학은 개개인의 진정한 뷰티다. “언제나 당당하게” “너 그 자체로 괜찮아” 등 클로징 멘트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이는 꾸미지 않을 권리와 꾸밀 권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답을 줄 수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화장을 줄이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으면 BB 또는 CC크림으로라도 피부를 보정하곤 했으나, 마스크를 매일 써야 하기에 이마저도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민낯 메이크업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영은 “어디서든 나로서 당당할 수 있는 자세가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며 “보여지는 뷰티만이 아닌 개개인의 고유한 뷰티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1월부터 유튜브를 시작해 현재 57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다영은 100일간 베이스 프리를 하며, 그대로의 자신과의 즐거움을 찾고 본연의 피부에 당당해질 수 있는 이너뷰티를 전파하고 있다. 웹 퍼블리셔로 시작해 뷰티 블로거, 유튜버까지 진출한 다영은 현재 ‘데이퍼센트’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다음은 ‘다영’과의 서면 인터뷰. Q. 채널 및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뷰티와 일상을 함께 다루고 있는 크리에이터 김다영입니다. 시작은 뷰티를 주로 다뤘지만, 결혼도 하고 임신‧출산을 겪고 육아를 하며 일상도 함께 보여드리고 있어요. 아무래도 나의 삶을 공유하는 직업이다 보니 달라진 일상도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뷰티 크리에이터가 됐나요?
저는 원래 웹 퍼블리셔로 바쁜 삶을 보내고 있었어요. 프리랜서로요. 컴퓨터를 늘 봐야 하는 직업이고, 컴퓨터만 봐야 하는 직업이에요. 언젠가 거울을 봤는데 너무 피폐해 보이더라고요. 드라마 ‘스타트업’처럼 아름답고 늘 창의적이었으면 좋았겠지만요. 그래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싶었어요. 원래는 좋아했지만 직업 때문에 즐기지 못했던, 현재 내 삶의 반대 방향에 있던 뷰티를 주제로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사진도 예쁘게 찍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본업이 아니다 보니 열정을 쏟을 수는 없었고,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되는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영상편집이라는 새로운 툴도 배울 수 있어 굉장히 흥미로웠고요. 결론적으로 블로그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Q. 언제부터 뷰티에 관심을 보였나요?
10대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10대들이 메이크업하는 것이 이질감이 들지 않아요. 관심이 엄청 많을 때니까요. 10대 때 친구처럼 립, 블러셔 제품 등을 다 쓰고 싶었는데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해 립 제품을 블러셔와 아이섀도우로 썼었죠. 그땐 창피하다고 생각했는데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니 오히려 꿀팁이 됐어요. Q. 다른 크리에이터 뷰티 콘텐츠와 비교해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한가지 제품을 좋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그만큼 따져보는 것도 많고 공부하는 것도 많아서 이 제품을 왜 좋아하는지, 왜 좋은 제품인지 설명할 때 좀 더 객관적인 정보를 드리고 있어요. 그 점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영상 끝에 항상 붙이는 메시지 ‘Always stay confident(언제나 당당하게)’에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분들이 감사하게도 많았어요. 어디서든 나로서 당당할 수 있는 자세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보여지는 뷰티만이 아닌 개개인의 고유한 뷰티를 잊지 않았으면 해요. 뷰티 외 다양한 즐거움도 전달하고 싶어요. 메이크업 기술 중심 콘텐츠에서 저라는 사람 자체로 주제를 넓혔어요. 지금은 라이프스타일 한 부분으로써 뷰티를 다루고 있고, 일상 전반 콘텐츠를 다루면서 뷰티 크리에이터를 넘어 ‘김다영’으로서 보다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게 됐어요.
Q. 베이스 프리 콘텐츠가 눈에 띕니다. 이 같은 기획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획을 한 건 아니에요. 그냥 제 삶이거든요. 메이크업이 조금 더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직접 실천을 해보니 오히려 더 멋져 보이더라고요. 메이크업에 신경 쓰는 시간에 다른 것을 더 할 수 있고요. 다른 것을 더 할 수 있다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줘서 라이프 스타일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바뀌게 돼요. 그 삶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두려웠지만 다영님 덕에 실제로 해보니 신세계다.” “늘 말하던 베이스 프리만이 주는 멋짐 포인트가 뭔지 알겠다.” 이런 반응도 있었어요. 특히 아침에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어서 좋고 용기를 갖게 돼서 좋다는 분들이 정말 많이 있었어요. 공감하고 실천하는 분들이 많다는 건, 참 감사한 일입니다.
Q. 콘텐츠 제작 철학이 있다면요?
느려도 진실하게, ‘김다영'이라는 사람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게 하자.
Q. 그립톡 굿즈, 데이퍼센트 브랜드 론칭 등도 해냈습니다.
첫 시작은 데이퍼센트의 밀키 모이스쳐 젤리 스킨입니다. 몇 년째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했지만 진짜 인생스킨이라고 할 법한 제품이 없었거든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인생스킨을 만나면서 ‘인생00’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면 안 되겠다고 깨달았어요. 스킨 하나로 내 피부가, 내 베이스 메이크업 지속력이 달라지는구나 싶었거든요. 그렇게 찾은 제품의 브랜드가 사라져버렸고 그와 비슷한 제품을 찾아 헤맸지만 찾지 못했어요. 아쉬운 마음을 소속사인 아이스 크리에이티브 김은하 대표에게 전했더니, 호탕하게 “그럼 우리가 만들죠?”라는 제안을 제게 하는 거예요. 저는 눈을 반짝이며 외마디를 외쳤어요. “헐!” 데이퍼센트는 어떤 특정 상품을 만든다기보다 제 삶을 기반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안하는 브랜드입니다.
Q. 콘텐츠 비즈니스 제휴 요청도 많이 들어올 것 같아요.
많이 들어와요. 요즘엔 베이스 프리 주제로 영상을 많이 올리다 보니 더 많은 제안이 들어와요. 그렇지만 늘 그렇듯 먼저 써보고, 이 제품만이 가진 특별함이 있다면 그때 요청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Q.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외출할 때도 마스크를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독자들에게 전해줄 뷰티 꿀팁이 있다면요?
피부에 자극을 덜어주는 게 제일 중요해요.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베이스 프리를 실천하기 수월해졌어요. 베이스 메이크업을 하다 보면 중간중간 수정도 해야 해 피부에 자극을 더 줄 수 있거든요.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염증이 생길 수 있어요. 최대한 피부를 편하게 해주는 게 좋아요. 파우더 같은 것들도 최대한 다공성 파우더를 써서 피부 모공을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아요. 밤에는 피부장벽을 강화시켜 주거나 비타민이 든 슬리핑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좋아요.
Q. 앞으로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는 베이스 프리를 주제로 좀 더 심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데이퍼센트 브랜드와 함께 주체적인 삶, 나를 위한 삶의 방향을 공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브랜드 데이퍼센트에서 보여지는 김다영, 뷰티&일상 크리에이터 김다영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정체성을 통해 일상 전반에 좋은 영향을 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