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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산부인과, 낯설고 불편하세요?” 그럼 ‘우리동산’으로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산부인과라는 낯설고 불편한 공간을 조금이나마 더 쉽고 친근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 채널의 목표입니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산부인과에 가기를 꺼려한다. 산부인과는 임산부만 다니는 곳이라는 잘못된 편견 때문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은 물론,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조차 산부인과를 자주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모든 질환이 그러하듯, 여성 질환도 정기적인 진료와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만 예방할 수 있다.

이에 산부인과 의사 세 명이 유튜브에서 뭉쳤다. CJ ENM 1인 창작자 지원사업 ‘다이아티비’ 파트너인 산부인과 전문의 홍혜리·권정은·추성일 씨는 임신과 출산을 비롯해 다양한 여성건강 정보들을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산부인과(이하 우리동산)’를 통해 구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막연히 어려운 의학 정보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쉬움’과 ‘재미’도 갖췄다.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산부인과를 누구나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동산의 지향점이다.

물론 핵심은 정확한 정보 전달이다. 그래서 세 명의 전문의가 함께 모였다. 한 명이 나와서 ‘내 의견이 100%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접근법과 해법을 토론한다. 실제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전문의들의 이야기를 공유해주는 점도 매력이다. 최근 의사 유튜버들이 조금씩 많아지는 추세지만, 이처럼 하나의 진료과목에 3명의 전문의가 모인 채널은 흔치 않다. 우리동산은 “의사 3명의 의견과 경험은 실제 3개의 산부인과 채널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다”고 자부한다.

다음은 서면 인터뷰 내용.

Q. 채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주로 어떤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나요?

A.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산부인과라는 뜻으로 우리동네 산부인과, 줄여서 ‘우리동산’이라고 합니다.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 그리고 임신 중인 여성과 가족을 위한 콘텐츠들을 다룹니다. 또 여성에게 흔한 질환인 질염,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성매개감염질환이나 암의 예방 또는 피임방법 등을 쉽게 교육합니다. 완경(폐경) 이후의 여성들과 여자 소아·청소년을 위한 정보도 제공합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에 콘텐츠에 재미를 포함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 특별히 여성건강채널을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희는 각각의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정확한 의료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인터넷상에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남긴 수많은 여성건강 관련 글이 있는데, 의사마다 말이 다른 경우가 많아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느꼈습니다. 여기에 한계를 느끼고, 세 명의 전문의가 함께 모여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고자 뜻을 합했습니다. 홍혜리 선생님이 시작을 제안했고,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Q. 우리동네산부인과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A. 한 명의 전문의가 나와서 ‘내 의견이 100%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마다 다를 수 있는 치료 방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 임신과 출산 경험을 임산부와 가족들에게 공유해주는 점도 매력입니다. 또 거침없는 입담과 수다로 많은 분들이 공감과 해소를 느끼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성별에 치우치지 않은 2:1의 성비는 구독자들에게도 친화적으로 다가가는 포인트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이 있을까요?

바로 ‘쉬움’과 ‘재미’입니다. 재미 없는 의학정보는 인터넷상에 많습니다. 외국의 큰 병원에서도 질환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논문을 번역해놓은 글도 많습니다. 심지어 대형 병원 홈페이지에도 한글로 쓰인 좋은 정보글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이유로 잘 보지 않아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가장 신경을 씁니다.

Q. 구독자들이 특히 많이 찾는 콘텐츠들이 있나요?

100만뷰를 넘어선 콘텐츠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산부인과 의사가 말하는 왁싱, 탐폰, 생리대’ 영상이 대표적입니다. 50만뷰를 넘어선 ‘여자 의사가 남자 의사를 찾는 이유’ 그리고 임신 성공 비결에 대해서 다룬 영상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모두 산부인과 의사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담은 영상이어서 사람들이 더 많이 더 오래 봐주신 것 같습니다. 흔히 겪는 일상에 대해 의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영상들이 대체적으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Q. 유튜버로서 소득이 궁금합니다. 또 서로 어떻게 분배하세요?

A. 광고를 많이 넣는 편이 아닙니다. 광고에 대해서는 유튜브의 기본 세팅 이상으로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수입은 비슷한 구독자를 가진 채널에 비해 적습니다. 의학 영상이다 보니 중간 이탈도 많고, 영상 편집비와 스튜디오 대여료 등을 지출하고 나면 거의 남지 않기에 따로 분배하지는 않습니다.

Q. 유튜브로 의학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는데,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유튜브뿐만 아니라 인터넷 정보는 맞춤형 진료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보만 제공하다 보니 ‘왠지 내 이야기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있지도 않은 의미 없는 걱정과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많고, 잘못된 결정을 하는 분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유튜브를 통해 비의료인에게 의학정보가 쉽게 전달되면서 치료가 필요한 시점에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늘어 다행입니다.

Q.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평균 출산연령이 32~33세로 높아지면서, 임신 전에도 고혈압이나 당뇨 등을 앓는 분이 많아지고 난소 기능 저하 진단을 받는 분도 많습니다. 임신을 언젠가 할 계획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산부인과에 꼭 방문해서 여러 기본 검사들을 받는 게 좋습니다. 산부인과와 친하게 지낼수록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로 특히 임산부들의 걱정이 많습니다.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결혼, 임신, 출산을 미루시는 분도 많아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활동의 제한 및 생활의 변화가 많은 산모님들께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것에 슬픔을 통감합니다. 대중으로부터 물리적 거리두기를 꼭 시행하시고 개인 방역에 신경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블루‘로서 고생하지 않도록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방식을 찾아두는 것이 도움이 되실 겁니다.

Q.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콘텐츠 플랫폼이 있을 겁니다. 글이라면 브런치, 웹툰이나 사진처럼 이미지형 콘텐츠라면 인스타그램, 짧은 숏클립 영상이라면 틱톡, 10분 이상의 영상을 만드는 것이 좋다면 유튜브. 한 플랫폼에 얽매이지 말고 본인의 콘텐츠가 가장 적절하게 활용되고 널리 퍼질 수 있는 플랫폼을 정해서 활동하면 좋겠습니다. 처음엔 무반응에 너무 의기소침 하지 말고 꾸준히 몇 년간 지속하다보면 분명 좋아하는 팬이 늘어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와 ‘끈기’입니다.

Q. 본인이 그리는 유튜버로서의 미래가 있다면?

구독자 100만, 1000만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본인들의 채널을 구독하는 것이 유튜버로서는 꿈꾸는 일반적인 미래겠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저희는 산부인과를 친근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여성이 영상을 통해서 산부인과라는 낯설고 불편한 공간을 조금이나마 더 쉽게 접근하고 여성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 채널의 목표입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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