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정부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한다.
기획재정부가 22일 발표한 2020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회계기준, 현행 소득세 과세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가상자산 거래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했다. 현행 세법에서 상표권 등 무형자산에서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가상자산 역시 이런 ‘무형자산’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거주자는 가상자산 소득금액에 20% 세율을 적용받는다. 소득금액은 연간 손익을 통산해서 계산하며,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로 세금을 매긴다. 납세의무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득을 연 1회 신고 및 납부해야 한다. 연 250만원까지는 비과세구간이다.
소득금액은 양도대가(매도금액)에서 취득가액(매수금액) 및 부대비용을 뺀 금액으로 산정하며, 연간 손익을 통산해 계산한다.
이 때 쟁점이 되는 부분이 있다. 원칙대로라면 기타소득은 건당 세금을 매긴다. 기타소득의 대표적인 예인 복권의 경우, 당첨될 때마다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종목도 많고 한 사람 당 거래 건수도 많아 매번 세금을 매기기 어렵다. 때문에 정부가 연간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BTC)으로 1년 간 500만원 이득을 보고, 이더리움(ETH)으로 200만원 손해를 봤을 경우 총 300만원 이득을 본 셈이다. 이 때 250만원까지는 비과세이므로 나머지 5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부대비용 고려하지 않을 경우).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했지만 연간 통산해 과세한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소득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거주자(외국인) 및 외국법인에도 ‘국내원천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 외국인이 국내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하는 거래소가 세금을 원천징수해 과세관청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과세가 이루어진다. 원천징수세액은 양도가액의 10%와 양도차익의 20% 중 낮은 것으로 매긴다.
과세 시기는 2021년 10월 1일부터다. 오는 3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정해진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에 영업을 신고해야 한다. 이 신고를 위한 기간이 시행 후 6개월이다. 기재부는 “특금법 시행 후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기간을 고려해 과세 적용시기를 10월 1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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