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부터 한돌 우세…38수 넘어서자 이세돌 승률 5% 아래 떨어져 - 충분한 학습 거친 맞바둑선 AI가 압도적 기력 보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이변은 없었다. 19일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 본사에서 열린 브레인마사지배 3번기 2국에서 이세돌 9단이 NHN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을 대상으로 122수 불계패했다.
이날 2국에선 맞바둑인 호선으로 붙었고 이 9단이 대국 내내 밀리다가 결국 돌을 던졌다.
2국은 초반부터 한돌이 압도적인 기력을 보였다. 30수를 넘어서자 이 9단의 패색이 짙어졌다. 이 9단 승률이 10%대로 급락했다. 38수를 넘어서자 승률이 5% 아래로 떨어졌다. 역전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형세까지 몰렸다. 좌상귀 접전에서 실수도 한 번 있었다. 이후 이 9단은 필사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면서 반전을 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122수 불계패했다.
해설을 맡은 이영구 9단은 “초반부터 승부가 결정난 바둑”이라며 “흑33으로 하변에 붙인 수가 이상한 수로 여기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좌상귀 흑이 잡혔는데 이세돌 9단의 착각이 있었던 것 같다. 흑47도 잘 안두는 수”라며 “백74로 우상귀 흑이 잡혀서 승부가 완전히 끝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1국은 이 9단이 흑을 잡고 2점 접바둑으로 붙었다. 국내 정상급 기사를 연파하는 등 한돌이 그동안 보인 기력을 감안한 조치였다. 그러나 기존 대국은 맞바둑인 호선의 기록이다. 접바둑은 한돌이 학습하지 않았다.
NHN은 이 9단 측의 제의를 받고 급하게 2점과 3점 접바둑을 준비했다. 학습기간은 2개월여. 한돌의 맞바둑 기력을 감안해 2점 접바둑을 두고도 앞설 것이라는 바둑계 예상이 있었지만 이 9단의 78수 이후 한돌은 이른바 떡수(실착)를 두며 스스로 무너졌다. 학습이 부족한 AI 프로그램의 한계를 보인 것이다.
이번 2국은 인간을 넘어선 바둑 AI의 기력을 재차 확인한 대국이었다. 현재 한돌은 두 번의 판올림을 거친 3.0버전이다. 3년여 전 알파고보다 월등한 기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3국은 오는 21일 이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에서 펼쳐진다. 1국과 마찬가지로 이 9단이 흑을 쥐고 2점 접바둑을 두게 된다. 다시 한 번 묘수를 둬 한돌을 혼란에 빠뜨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