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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묘수에 무너진 한돌 ‘이유 있었네’

- NHN, 접바둑 2개월여 준비…“학습 부족했다”
- 이세돌 9단 “당연한 수 뒀다”지만 흑 78수 이후 한돌 대처 못해
- 이 9단 “인간과 AI 차이 가늠했으면…최선 다하는 모습 봐달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접바둑에 대해 준비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호선 모델 이용해서 준비했으나 성능이 나오게 해야 하는 기간이 길지 않았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이라는 게 학습량과 데이터가 많을수록 성능이 올라가는데 2점과 3점 접바둑을 새롭게 준비하다보니 전체적인 학습량이 부족하지 않았나 한다. 물론 이세돌 9단이 잘 두셨다.”(이창율 NHN 게임AI 팀장)

이세돌 9단이 18일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열린 브레인마사지배 첫 번째 대국에서 한돌을 상대로 92수 불계승을 거뒀다. 앞선 수많은 대국에서 보인 한돌의 기력을 감안하면 이 9단의 예상 밖 승리다.

그러나 NHN 설명대로 이번 대국은 보통 두는 호선이 아닌 ‘접바둑’이었다. 2점 접바둑의 경우 백(한돌) 승률이 8%에 그친다.

기존 바둑 AI 알고리즘은 승률이 낮을 경우 종종 실착을 두는 등 이상 작동한 사례가 보고됐다. 학습한 환경에선 인간이 넘볼 수 없는 기력을 보이지만,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기계가 오히려 더욱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창율 팀장<사진 오른쪽>은 첫 대국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승률이 계속 오르는 상태이다가 백 78수부터 승률이 확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세돌 9단의 묘수로 꼽힌 흑 78수에 대해선 “한돌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라고 전했다.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
그러나 이 9단은 인터뷰에서 “78수는 당연한 수였다. 프로라면 누구나 그렇게 두는 수”이라고 답했다. 한돌이 이상 작동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대국은 이 9단 측이 NHN에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 NHN 입장에선 기존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접바둑을 급하게 준비했다.

이 9단은 “은퇴 대국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NHN 측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2국도 3국도 그렇고 승패보다는 인간과 AI의 차이를 가늠하는 대국이 됐으면 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의미를 찾아주셨으면 한다”며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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