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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2차전지’ 장비업체의 이유 있는 변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이 2차전지를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기술과 연계 가능한 덕분이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전망이 밝은 점도 한몫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탑엔지니어링, 파인텍, AP시스템, 인베니아, 엘디케이 등은 2차전지 제조장비 사업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탑엔지니어링은 액정표시장치(LCD) 기판 위에 액정을 분사하는 디스펜서 분야 1위 업체다. 탑엔지어링은 디스플레이 절단 기술을 적용한 2차전지 장비를 만들었다. 두 제품은 관련 공정이 유사하다. 최근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탑엔지니어링 관계자는 “LCD 등이 하향세인 반면 2차전지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자체 기술을 도입할 부분도 있어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파인텍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본딩장비가 기반이다. 지난달 자회사 파인플러스를 설립, 본격적으로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파인플러스는 파인텍이 가진 자동화 라인 설계 기술 및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1년이면 2차전지 매출이 디스플레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6일 2차전지 자동화 설비 장비 첫 수주에 성공했다.

AP시스템은 봉지증착장비, 결정화장비, 탈부착장비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회사다. 계열사인 디이엔티와 2차전지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AP시스템은 배터리 양극·음극에 알루미늄과 구리 탭을 붙이는 장비, 디이엔티는 양극·음극 소재를 자르는 장비를 준비 중이다. 기존 탈부착장비 등과 연계해 개발한 것이다.

인베니아는 건식식각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인베니아는 독자적인 광학 기술을 통해 2차전지 장비를 제조할 방침이다. 기존 디스플레이 장비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엘디케이는 대형디스플레이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자동차용 2차전지 제조라인 주요 설비를 연구, 파우치형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2차전지는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차세대 유망 산업의 핵심 재료로 꼽힌다. 업계는 2차전지 시장 규모가 현재 30조원에서 오는 2025년 12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제조과정은 디스플레이 공정과 비슷한 점이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에게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편”이라면서 “2차전지 사업을 통해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 악화를 극복하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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