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이야기 상품권 환전 사태 이후 청소년 게임까지 발목 잡혀 -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 정부에 산업 육성책 호소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아케이드(게임) 산업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린다면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문화부(문화체육관광부)가 조금만 관심 가져준다면 10%까지 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우리가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VR(가상현실) 게임도 고전하고 있는데 VR게임도 아케이드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VR 게임장도 더불어서 활성화되지 않을까 한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KAIA) 협회장<사진>은 지난 19일 영등포 협회 사무실에서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산하 기자클럽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정부에 아케이드 게임 산업 육성책을 호소했다.
보통 오락실 게임으로 불리는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2006년 바다이야기 상품권 환전 사태 이후 이중 삼중 규제책에 발목이 잡혀 업계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전 국내 게임 시장 비중 30%대를 유지했던 아케이드 산업은 최근 들어 전체 1%가 채 되지 않는다. 규제가 성인대상 게임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까지 불똥이 튄 것이다. 세계 게임 시장에서 아케이드 비중이 20%선을 넘나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주저앉았다’고 봐도 좋을 수준이다.
박 협회장은 “게임이 다양하면 이거도 하고 저거도 하는데 외국에 비해 턱도 안 되는 콘텐츠만 제공하다보니 빤하다. 인형뽑기, 댄스게임, 음악게임뿐이다. 레이싱게임 좀 있고 또 있나”면서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그는 “외국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콘텐츠만 있으니 한두 번 가면 할 게 없다”고 토로했다.
박 협회장에 따르면 국외 아케이드 게임 10종을 들고 오면 절반이 등급 거부될 정도로 국내 등급 분류가 엄격하다. 국외에서 10년 넘게 검증된 게임들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그는 게임물관리위원회를 겨냥해 “법과 상관없이 (불법 개변조 영업이) 불안해서 등급을 못 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외부 시선이 따가운 성인게임장 관련해선 “아케이드와 상관없다”며 선을 그었다. 전통적인 아케이드 게임인들이 몸담고 있는 분야는 ‘청소년 게임’이라는 설명으로 세간의 오해와 편견이 굳어졌다고 덧붙였다.
박 협회장은 “미국이나 괌에선 ‘처키 치즈’라는 곳에서 생일파티를 한다. 피자먹고 음료도 먹는데 사줄 때마다 게임을 할 수 있는 동전을 준다. 그것을 갖고 게임을 하면 갈 때 토끼인형을 준다. 그 게임을 하는 애들이 5살,10살 정도인데 그 (영업)방식조차 우리나라에선 사행성이라고 안 해준다”고 현황을 꼬집었다.
얼마 전 적용된 ‘아케이드 게임에도 신용카드 등 전자결제 가능’ 규제 완화책에 대해선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는 게 협회 입장이다. 한판에 500원, 1000원하는 게임에 전자결제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전자결제를 위해 게임기마다 카드리더기를 설치하고 유지하면서 등급분류를 다시 받아야 하는 까닭이다.
박 협회장은 “현금만 된다 했다가 신용카드도 가능하다는 것에 위안을 가질 뿐이지 현실적으로 와 닿는 게 없다”며 “한판에 2000원, 5000원하는 VR 게임에만 제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오는 11월 게임법 개정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자리를 갖는다. 박 협회장은 “내로라하는 아케이드 게임 제작 업체들이 지금은 중국이나 일본의 하청업체가 돼 있다”며 “건전한 청소년 게임기가 한국에 정찰될 수 있도록 법 제도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