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일본이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추진 입장을 변경치 않고 있다. 각의만 남았다. 오는 8월2일 처리가 유력하다. 한국은 미국의 힘을 빌려 해결을 모색했다. 미국은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해 미국 경제통상 인사를 중심으로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렸다고 밝혔다. 미국 산업 및 글로벌 공급망 영향 등 상황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을 확산했다.
유 본부장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정부인사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마이클 맥컬 하원 외교위 간사(삼성전자 미 반도체공장 소재 지역구) 등 의회 외에도 한일 정부에 서한을 보낸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전미제조업협회(NAM) 등 업계 ▲헤리티지재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관 전문가간담회 계기 ▲통상전문가 ▲외교정책전문가 등 20여명의 경제통상관련 단체와 전문가를 접촉했다.
이번 일본 조치가 기술적 우위와 무역의존도를 정치적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신뢰와 국제무역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선례임을 강조했다. 또 한일 양국뿐만 아니라 미국 수요 공급기업 등 관련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역설했다. 조치 발표 이후 반도체 D램 가격이 20% 이상 인상되는 등 영향을 우려했다. 한미일 공조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 이해와 공감을 표했다.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목소리도 내겠다고 했다. 로스 상무장관도 조속한 해결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것이 산업부 설명이다.
유 본부장은 “국내적으로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조속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과 대화노력을 이어나가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를 포함한 다자 양자협의 계기 일본 조치의 부당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오는 8월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 휴가와 개각 등이 변수다.
일본 각의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열린다. 시행은 8월 말로 여겨진다. 화이트리스트에서 탈락하면 일본 기업은 한국에 수출을 할 때 일일이 일본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은 이에 앞서 지난 4일부터 반도체 소재 관련 3개 품목 수출 허가를 강화했다. 이후 심사를 통과한 사례는 없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우려하는 이유다. 제조업은 필요한 품목 중 1개만 없어도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 허가를 지연하거나 반려하는 등으로 일본이 한국 제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합심해서 위기를 돌파하자고 했다. 지난 25일 ‘구미일자리 투자협약식’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소재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때 이런 결정을 내려줘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됐다”고 역설했다. 이날 LG화학은 배터리 양극재 내재화를 위해 구미에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