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근 화웨이 이슈를 보면 이 회사(IDQ)에 중국 지분이 있는 것이 괜찮은지, 중국 주주와 협상을 해서라도 그래야(지분을 빼야) 하는지 견해를 묻고 싶습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 및 미 허드슨연구소 아서 허먼 박사 초청 특별대담’에 참가해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약 700억원을 투자해 스위스 양자암호기업 IDQ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이 IDQ를 인수하기 전, 중국 지분이 이미 투입된 상태였다. 현재 10% 이상 중국지분이 IDQ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화웨이 중심으로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SK텔레콤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날 박 대표는 “SK텔레콤이 스위스 양자암호 회사 IDQ를 인수하기 전, 중국에서 이 회사에 투자를 했다”며 “중국이 상해에서 북경에 이르기까지 2000km 거리에 양자암호통신을 구축하는 등 국가 인프라적으로 앞서고 있다. 이에 중국과 사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 질문에 아서 허먼 박사는 중국 주주가 이사회에서 떠날 경우 미국과 상호협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미국 또한 중국과 양자정보통신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한국에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말을 보탰다. 이에 박 대표는 허먼 박사에 미국과의 가교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허먼 박사는 “양자처럼 예민한 부분에서는 어떻게 보이는 지도 중요하다. 중국 주주가 떠나준다면 미국과 상호협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투자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양자암호 시장은 크지 않지만 더 민감하다. 중국 주주가 노력해 IDQ 시장 창출을 노력한 것 같은데, 제가 볼 때 센시티브(sensitive, 민감한)가 존재하는 것 같아 물었다”며 “주주와 협의해 중국은 중국대로, SK텔레콤은 SK텔레콤대로 색깔 없는 회사로 만들어야 더 글로벌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IDQ 주주 변화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추후 글로벌 차원으로 SK텔레콤이 양자암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정치색깔을 배제할 수 있는 지분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화웨이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에 화웨이에 대한 거버넌스부터 명확하게 정해져야 하며, 장비를 채택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박 대표는 “SK텔레콤은 (무선분야에서)화웨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거버넌스가 좀 더 명확해야 장비‧인프라로 작동하지 않을까”라며 “장비쪽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단말은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박 대표는 2017년 기준 양자정보통신 관련 미국과 비교했을 때 약 4년의 기술 격차가 나고 있다며, 정책적 국가 지원을 요청하면서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국내 양자정보통신산업이 1조가 넘는 시장이 될 수 있을지 현 주소를 진단해보면 아직은 미약하다”며 “국내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장기 연구에 대한 부담과 초기 시장의 불확실성 문제로 본격적인 투자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을 통해 양자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마련되고, 양자정보통신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