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첫 접는(Foldable, 폴더블)폰 ‘갤럭시폴드’ 출시를 연기했다. 폴더블폰의 핵심인 ‘힌지’와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생겼다. 시판은 미정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2018년까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4년째 적자다. 몸집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26일 삼성전자 LG전자 국내 대표 스마트폰 양사가 흔들린다. 팬택이 주인을 바꾼 후 지지부진하다 사업을 포기한 것이 2016년이다. 2년 만에 휴대폰 산업 생태계 위기다. 위기의 원인은 후발주자 특히 중국 업체 성장에 제대로 대응치 못한 것이 컸다.
삼성전자는 조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으로 흔들렸다. 갤럭시노트7은 출시 2개월 만에 20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달성했다. 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피해보상 실시 후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신기능 탑재를 주저했다. ‘안전’을 최우선했다. 검증한 기술만 활용했다. 새로움이 없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소비자 선택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경쟁사와 격차가 줄었다. 특히 중저가폰이 심했다. 신흥시작 약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시장서 존재감을 잃었다. 인도는 선두를 뺏겼다.
갤럭시폴드는 삼성전자의 기술 주도권 회복 대표였다. 당초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 보수적이었다. 작년까지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장 고동진 대표는 “폴더블폰을 연구개발(R&D)하고 있지만 깜짝 제품을 선보이는 것 보다 확실히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고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을 때 내놓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폴더블폰도 삼성전자가 처음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제품 공개 직후엔 “무게, 두께, 인폴딩(안으로 접는 방식), 힌지, 소프트웨어 등이 난제였다.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약 8년의 R&D를 거쳤고 ‘이 정도면 준비됐다’고 판단, 공개를 결정했다”고 했다. 충분히 검증한 제품이라고 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셈. 결과적으로 충분히 준비한 제품이 아니었던 셈이다.
세계 3위 화웨이도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다. 오는 7월 출시 예정이다. 업계는 갤럭시폴드 문제 해결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해결 방법이 간단해도 시험이 필요해서다. 화웨이 보다 먼저 내는 것에 신경을 쓸 경우 갤럭시노트7 사태 재연을 우려했다. 갤럭시노트7은 일부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 이를 교체 후 1개월 만에 재판매했다. 그러나 다른 제품 배터리도 폭발했다. 삼성전자의 검수 과정 전반이 의심을 받았다.
LG전자는 과신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는 ▲삼성전자 2억9130만대 ▲애플 2억630만대 ▲화웨이 2억580만대 ▲샤오미 1억1930만대 ▲오포 1억1660만대 ▲비보 1억360만대 ▲레노버-모토로라 4090만대 ▲LG전자 3970만대다. 샤오미는 지난 3월 ‘MWC19’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미믹스3 5G’를 발표했다. 퀄컴 스냅드래곤855 플랫폼을 채용했다. 6.39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전면 93.4%가 화면이다. 전면 카메라와 스피커는 이용할 때 슬라이딩 방식으로 튀어나온다. 출고가는 599유로(약 76만원)부터다.
샤오미는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로 세계 4위까지 갔다. 미믹스3 5G는 LG전자 첫 5G폰 ‘V50씽큐’와 별 차이가 없다. LG전자는 ‘LG폰=프리미엄폰’을 유지했다. 신임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월 첫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인지도가 점차 좋아지는 추세다. 경쟁사 가격을 반영해 가격을 정하는 것보다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권 사장은 “5G폰은 누가 먼저 1000달러(약 116만원) 이하로 내려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점쳤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LG전자가 전망할 때 샤오미는 실행했다.
평택 공장 철수는 LG전자가 내린 해법은 ‘비용 효율화’라는 점을 알려준다. 공장 철수로 750여명의 생산직이 경남 창원으로 이동을 권고 받았다. 이동 편의 제공과 하지 않을 경우 희망퇴직을 지원한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 인위적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기업이 인력을 줄일 때 흔히 쓰는 방법이다. 연고지가 없는 곳에 발령을 내면 자연스럽게 퇴사를 유도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하이퐁 최저임금은 1인당 월 21만원 내외다.
한편 삼성전자는 수 주 내에 갤럭시폴드 판매 일정을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 소비자에게 ‘첫 폴더블폰은 불안하다’는 인식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경쟁사는 삼성전자의 약한 면을 다시 한 번 봤다. 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한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 LG전자는 연내 베트남 하이퐁 생산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하이퐁은 연간 1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다. 줄어든 원가를 가성비폰을 만드는데 활용할지 프리미엄폰 수익 극대화에 사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방향에 따라 LG전자 휴대폰 사업 미래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