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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청문회’ 과방위, 유영민 장관 불출석에 시작부터 삐걱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우여곡절 끝에 열린 KT 청문회가 시작도 못한 채 삐걱거렸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두 차례나 연기된 후 겨우 열린 청문회다.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KT 화재 청문회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20분 이상 지연됐다. 자유한국당 간사 김성태 의원은 청문회 시작 전 노웅래 과방위원장에게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고,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성수 의원과 노웅래 위원장과의 실랑이가 이어졌다.

야당이 청문회 연기를 요청한 이유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 불출석 때문이다. 유 장관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으로 지난 12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유 장관이 출석한 상태에서 청문회를 다시 열자는 주장이다.

반면, 여당은 장관 청문회도 아니고 현안에 대해 알고 있는 차관이 증인으로 나온 만큼 문제 없다는 판단이다.

이날 청문회 시작 전 노 위원장은 “야당이 떼를 써서 청문회를 하자고 해야 하는데, 여당이 청문회를 열자고 한다”라며 “국회가 KT를 비호하자는 말밖에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0시26분경 청문회가 시작된 후 김성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유 장관은 핵심 증인으로 출석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유 장관이 참석할 수 있는 날로 날짜를 조정하자고 여러 번 요청한 바 있다”라며 “기습 출장을 한 유 장관에 책임을 물어야 하고, 여당이 애초부터 정치적 의도를 갖고 청문회를 계획한 만큼 이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당은 유 장관이 교체 대상이었던 만큼 민원기 차관이 증인으로 참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 없이 또 다시 청문회를 연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수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황창규 KT 대표의 부실하고 무책임한 답변에서 비롯됐고, 부실경영에 따른 화재를 추궁하기 위한 자리로 유 장관 출석 여부는 부수적 문제”라며 “화재 이후 5달이 지난 오늘에야 청문회 여는 것 자체가 대단히 민망스럽고, 장관 출석이라는 이유로 연기하게 되는 것은 국민에게 송구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야당은 정회를 요청했고, 오전 11시2분경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청문회 자리를 채웠으나 장관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 대립 구도는 15분가량 계속됐다.

한편, 지난해 11월24일 KT 아현국사 인입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서울 ▲서대문 ▲마포 ▲용산 ▲은형 ▲중구 ▲영등포 및 경기 고양시 일원에 통신장애가 발생해 약 79만명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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