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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넥슨 신작 ‘트라하’ 에 찬물뿌린 펜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아니 몸값 액션이라니요?”

14일 넥슨은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온 대형 신작 ‘트라하’ 를 공개했다. 그런데 언론 일각에서 회사 매각 시 몸값을 올리기위한 작업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회사 측 관계자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근 넥슨 매각 이슈와 신작 발표를 억지로 연계시킨 추론일 뿐이다.

이미 트라하는 작년 11월 지스타 전시 이전부터 대형 야심작으로 주목받은 게임이다. 올 해 상반기 출시 일정 역시 일찍이 잡혀있었다.

개발기간만 3년여. 여기에 개발사 모아이게임즈엔 트라하에 올인하는 100여명이 있다. 트라하가 이 회사 첫 게임이기도 하다. 회사는 운명을 걸었다.

지난 3년여의 세월을 트라하만 보며 달려온 모하이게임즈 임직원들이 사운을 건 야심작을 두고 ‘몸값 액션’으로 치부하는 보도를 접하면 어떤 기분일까. 마치 칼로 난도질을 당하는 심정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몇몇 보도대로 트라하를 넥슨의 몸값 액션으로 볼 여지는 있을까. 판단은 개인의 자유라고 하나, 간담회 현장을 직접 본 기자는 아니라고 본다.

넥슨과 모아이게임즈는 지난해 트라하를 최초 공개할 당시부터 최고품질을 지향한 ‘하이엔드 게임’으로 소개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최고의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것이 두 회사가 내세운 개발 및 퍼블리싱 방향이다.

이 때문인지 트라하를 즐기기 위한 스마트폰 최저 요구사양이 상당히 높게 설정됐다. 갤럭시S7, 아이폰6S가 최저 요구사양이다.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돈을 벌고 흥행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최저 요구사양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업계 일반의 상식이다.

그런데 두 회사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모아이게임즈는 트라하 통합경매장 이용을 유료 결제캐시가 아닌 게임 내 재화로만, 아이템 강화 역시 인(in)게임 재화로만 설계한다고 강조했다. 넥슨이 아닌 개발사가 직접 밝혔다. 이는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두 회사 간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만약 이날 간담회에서 게임업계 1위 넥슨의 초대형 신작답게(?) 매출 최상위를 목표하면서 흥행 가능성이 확실한 게임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면, 혹자의 판단대로 몸값 액션을 위한 쇼였을지도 모르겠다.

트라하가 이른바 ‘착한 게임’이 될지 예단하긴 이르지만, 두 회사가 이날 간담회에서 보여준 초심을 향해선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손쉬운 흥행 공식을 저버린 트라하가 성공한다면 게임업계에 새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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