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내년 메모리반도체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올해보다 19%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부문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1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SEMI는 3% 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안 좋아 하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D램 부문 설비투자는 23% 하락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3D 낸드 부문은 내년 13%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EMI는 앞서 14%로 예상한 올해 팹(Fab) 산업 성장치도 10%로 내렸다. 7% 오를 것이라던 내년 팹 장비 총 투자액 성장치도 8% 하락으로 방향을 바꿨다.
SEMI는 애초 올해 들어서면서 내년 팹 장비투자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시장을 어둡게 보기 시작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비수기, D램 가격 하락과 더불어 무역전쟁, 아이폰 판매 부진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현재 팹 장비 투자는 급격한 하락세가 예상된다.
SEMI는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지출액이 올해 하반기 13%, 내년 상반기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전후방 업계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부합한다.
메모리 가격 하락 등 경기가 안 좋아지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은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SEMI 측은 “메모리 제조업체, 일부 중국 팹, 28nm(나노미터) 등 일부 프로젝트에서 설비투자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부문과 중국 시장 등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데 이어, 올해 4분기 D램 가격도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2년간 이어진 D램 호황이 종지부를 찍는 모습이다. 재고 조정과 CPU 부족이 이어지면서, 가격 하락이 훨씬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SEMI 측은 “메모리 제조사들은 설비투자를 조정함으로써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툴(tool) 주문도 보류됐다”라며 “D램 지출은 2019년에 더 큰 조정을 겪을 수 있으며, 낸드 플래시 관련 투자 역시 내년에 두 자릿수의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내년 중국 장비 지출 전망치는 170억 달러(약 19조원)에서 120억 달러(약 13조5000억원)로 하향 조정됐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수준으로 내렸다. 앞서 지난 8월 SEMI는 내년 우리나라 팹 장비 지출이 올해보다 8% 감소한 170억 달러(약 19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금은 올해 대비 35% 감소한 120억 달러(약 13조50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EMI 측은 “내년 SK하이닉스는 D램 확장 속도를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증설을 연기하며, 청두 팹 계획을 재고했다. SMIC와 UMC도 지출을 늦추고 있다. 푸젠진화 D램 프로젝트도 보류됐다”라며 “올해 4분기 삼성은 장비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으며, 투자액 감축이 내년 상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다. 삼성이 가장 타격을 받는 사업은 P1과 P2의 증설 1단계다. S3 일정에 대한 조정 역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마이크론(Micron)은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보다 약 28% 늘릴 예정이다. 낸드 플래시 투자는 줄이고, 신규 웨이퍼는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SEMI는 CMOS 이미지 센서를 비롯한 광학 반도체(Opto)가 2019년 33% 급증한 38억 달러(약 4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 컴포넌트(MPU·MCU·DSP)는 내년 40% 이상 성장해 48억 달러(5조4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아날로그·복합신호용 투자 역시 내년에 19% 성장을 보이며 지출액이 6억 6000만 달러(약 74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 부문은 내년 10% 증가한 130억 달러(약 14조6000억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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