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5세대(5G) 무선통신 시대가 열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12월1일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했다. 지난 1984년 1세대(1G) 이동통신 이후 34년만이다. 이동통신 기기는 부의 상징에서 생활필수품이 됐다. 5G는 어떤 서비스고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지난 11월24일 오전 11시경 서울 서대문구 KT아현지사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0시간 만에 진압했다. ▲무선 기지국 2833식 ▲인터넷 21만5777회선 ▲유선전화 23만2870회선 ▲전용회선 1만6598회선에 장애가 발생했다. 서울 ▲서대문구 ▲용산구 ▲마포구 ▲중구 ▲은평구 일대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일부에서 유무선 통신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사회 안전망과 금융 시스템 등이 멈췄다.
통신시설은 정부가 등급을 정해 관리한다. A~C급 80개 D급 835개다. A~C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수 점검한다. D급은 통신사가 자체 관리한다. KT아현지사는 D급이었다. 소방법상 통신구에 스프링쿨러,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기준은 500미터 이상이다. 화재가 난 통신구의 길이는 총 150미터. 약 79미터가 소실됐다. 12월2일까지 복구는 100% 이뤄지지 않았다. 화재 원인도 오리무중이다.
5G 상용화를 7일 앞두고 일어난 이 일은 5G 시대 장밋빛 청사진에 경종을 울렸다. 5G는 정보통신기술(ICT)와 다른 산업과 융합의 촉매다. 통신사는 우선 기업(B2B) 서비스로 5G 상용화를 했다. 첫 고객은 ▲스마트공장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원격제어 등이다. 통신이 멈추면 바로 재난이다. 자율주행차 도입 이후를 생각해보자. 서로 다른 통신사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린다. 사람이 운전하는 차도 섞여있다. A통신사에 장애가 나면 A회사 자율주행차는 도로에 멈춘다. 다른 통신사 차와 사람이 운전하던 차는 어떻게 될까. 장애 지역에 접어드는 차량까지 연쇄 혼란이 불가피하다. 서울 1개구가 시발점이 돼 전국 도로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
정전 화재 지진 등 기본적 위기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정부는 등급분류 등 제도와 법안을 손질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연내 대책 수립 예정이다.
SK텔레콤 박정호 대표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근 상황은 우리에게 초연결 사회의 밝은 미래 이면에 있는 위험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완벽한 5G 구축에 만전을 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새(New) ICT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통신 인프라를 운용하는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KT 황창규 대표는 “이번에 겪은 교훈을 잊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한 전사적 점검을 철저히 해 또 다른 리스크가 없도록 해야 하며 사고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철저히 보강이 필요하다. 5G 시대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이 연결되면서 KT그룹의 역할이 더 커지고 중요해지기에 이번 재난 극복 경험을 발판으로 KT그룹의 위기대응 능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품질 안전관리 위원회’를 신설했다. 품질 안전 보안 등을 관리하는 조직이다.
물론 해킹 등 기술적 위협에 대한 대비가 후순위는 아니다. 양자암호가 주목을 받는다. 양자의 특성을 이용했다. 도청과 해킹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현존 최고 보안기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스위스 양자암호통신업체 IDQ를 인수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회의에서 양자암호통신 관련 기술을 공동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