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레거시(전통적인) 벤더들은 3C의 문제가 있습니다. 비용(cost), 복잡성(complexity), 그리고 역량(capability)입니다.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 1000가지의 기능보다 꼭 필요한 5~6가지 기능을 쉽고 간편하고 빠르게 비용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 바로 ‘빔’입니다.”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둔 데이터 복구·백업소프트웨어(SW) 기업 ‘빔(veeam)’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2006년 2명의 러시아 창업자에 의해 설립된 이 업체는 VM웨어 가상화 환경에 최적화된 백업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해 왔다.
유럽지역 백업·복구 분야에선 베리타스, 델 EMC 등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세계 32만개사 이상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확보한 고객수가 150개 이상이다.
1일 국내 미디어와 인터뷰를 가진 에펜디 이브라힘 빔 아시아 총괄 부사장은 “향후 자동화 등을 접목한 ‘인텔리전트 데이터 관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빔의 전략”이라며 “가상화 백업으로 시작해 물리, 클라우드 환경으로 제품을 확대하며 지난 12년 간 평균 성장률이 무려 36%”라고 강조했다.
실제 빔의 매출은 2012년 2억7700만달러에서 2015년 4억7400만달러, 2017년에는 다시 8억2700만달러로 늘어났다. 올해는 10억달러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브라힘 부사장은 이같은 성장세의 이유로 ‘유연함’을 꼽았다. 처음에 VM웨어 가상화 환경 백업으로 시작했으나 이제 물리 서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등 어떤 환경에서든 백업이 가능하다.
특히 백업 어플라이언스(PBBA)를 제공하는 경쟁사와 달리 하드웨어(HW) 제약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VM웨어, 뉴타닉스의 가상화 솔루션이나 HPE, 시스코의 서버,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등 어떤 환경에서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백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택의 자유를 준다는 점이 고객에게 제대로 어필한 것 같다”며 “현재 한국에선 가상 환경의 백업·복제부터 엔드포인트 백업, MS 오피스 백업, 재해복구(DR) 자동화 등 다양한 용도로 빔을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메인프레임, 유닉스의 의존도가 높았던 것에서 x86,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기회를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 지사를 설립할 당시 2명으로 시작했던 것에서 현재 총 7명이 근무하고 있다.
박명구 빔 한국지사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 다소 늦게 진출한 이유는 가상화율이 낮기 때문”이라며 “빔은 가상화 백업에 강점을 보이는 솔루션인데, 호주만 해도 가상화율이 90%가 넘는데 비해 한국은 30%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국내에서도 점차 x86 서버 환경이 늘어나고, 클라우드에 대한 기회가 높다”며 “매 분기 고객수가 20여개씩 늘어나고 있으며, 파트너사도 100개 이상”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신한금융그룹과 삼성디스플레이, 한국재정정보원, 대한유화 등이 빔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대한유화의 경우, 빔을 도입한 이후 백업 속도는 4~5배, 복구는 5~6배 빨라졌다는 주장이다.
박 지사장은 “국내에선 VM웨어 가상화 환경을 우선 공략하되 물리 환경과 클라우드 환경까지 한번에 백업이 가능한 장점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지난해 AWS 마켓플레이스에서 백업 분야 1위 기업인 ‘N2W 소프트웨어’를 인수한 만큼,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백업을 제공하는 업체로 발돋움하갰다”고 강조했다.
이브라힘 부사장도 “수년 내 한국 비즈니스 2~3배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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